'車道'로 학교 다니는 익산 초등생들의 위험천만한 '등하굣길'

주민들 "매일 불안, 2회 추경이라도 예산 반영해야"

"내 아이가 차량이 오가는 차도로 학교를 다닌다면 얼마나 위험하겠습니까? 근본적인 통행로 개선 사업이 시급합니다."

27일 오후 3시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동산동에서 만난 김수연 학부모(37)는 초등 2년생인 자녀와 매일 등하교를 같이하고 있다. 아들만 학교에 보내려니 인도가 없는 차도의 등하굣길이 마음에 걸리는 까닭이다.

그는 "같은 아파트 학부모들도 똑같이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빨리 대책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손진영 익산시의원이 익산시 동산동의 옥야초등학생의 등하굣길에 인도가 뚝 끊긴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프레시안

아파트 밀집 지역 초등학생들이 인도가 없어 차도(車道)로 학교를 다니는 '위험천만한 등하굣길'이 있다.

동산동의 드림교회 앞 삼거리에서 '옥야초등학교'까지 약 400m 가량의 등하굣길은 갑자기 인도(人道)가 사라지고 차량이 오가는 비법정차도로 이어진다.

옥야초는 지난 2005년 개교한 이래 올해까지 총 1040명의 졸업생을 냈고 지금은 17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다.

학생들은 1.5km 반경의 인화동 행복주택이나 인근의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걸어오다 학교 앞 300m의 거리에서 갑자기 인도가 뚝 끊어져 2차선의 법정도로와 이면의 비법정 도로를 마주하게 된다.

법정도로의 경우 차량들이 워낙 빠르게 달리는 바람에 마을 주민과 학생들은 매일 이면의 비법정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또한 차량이 수시로 오가는 차도(車道)여서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익산시는 임시방편으로 폭 4~5m가량의 비법정 도로 내 위험지대에 유리반사경을 설치하고 낡고 위험한 팬스를 교체했지만 차도로 등하교를 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은 여전한 실정이다.

▲익산시가 검토 중인 대안. 좌측 사진의 노란선이 이면의 비법정 도로로 아이들이 통학하는 차도, 우측 사진의 노란선은 법정도로이자 차도이다. ⓒ손진영 시의원

손진영 진보당 익산시의원(동산동·영등1동)은 "뚝 끊긴 보행로에 학생들은 차들과 함게 뒤엉켜 등·하교를 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은 매일 위험에 노출돼 있어 학부모님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진영 시의원은 최근 열린 제260회 시의회 폐회식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주민들은 근본적인 통행로 개선사업을 요구하지만 행정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유감"이라며 집행부의 신속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익산시도 사안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다. 도로폭 협소에 따라 인도 개설이 가능한 구간에 대해 공사를 추진하고 아스팔트 절삭 포장과 방지턱 시공 시 3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익산시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올해 본예산이나 1회 추경에는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향후 2회 추경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손진영 익산시의원은 "익산시는 2021년 6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았고 내년도 상위 단계 인증을 위해 준비 중"이라며 "최근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100인 원탁회의에서도 학교 주변의 인도가 넓어졌으면 좋겠다거나 등하굣길에 인도가 설치되지 않아서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 바 있다"고 지적했다.

▲옥야초등학교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모습. 이 도로는 비법정 도로이며 차량이 수시로 오가고 있어 위험천만하다. ⓒ손진영 시의원

그는 "익산시가 아동친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관련 예산이 신속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며 "차제에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조례'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손진영 시의원은 "익산의 아동인구는 올 1월말 기준 4만4600여명에 이른다"며 "지역 내 모든 학교의 통학로를 전수조사해 위험요소가 없는지 확인하고 보완하는 특단의 대책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30대 중반의 학부모 K씨는 "아이들이 등학교하는 유일한 길인 비법정도로는 아스팔트 포장마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사고위험이 많다"며 "하루빨리 행정이 결단을 내려 올해 2회 추경에 관련예산을 대폭 반영하는 등 주민 불안이 해소해 줄 것을 간절히 원한다"고 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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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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