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의붓딸 강제추행 사건 항소이유서 보니…"재산분할 위해"

박용진 "오동운, 물증 없는 '뇌피셜'로 피해자 母 공격…피해자 가슴에 대못"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과거 12세 아동을 강제추행한 의붓아버지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객관적 물증 없이 "양아버지와 의붓딸인 관계를 이용해 강제추행범으로 몰고 있는 것", "사과를 요구한 것도 증거 만들기"라는 주장을 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관련 기사 : [단독] 오동운, 12세 의붓딸 추행한 양부 변호…"母가 재산분할 위해 조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오 후보자가 과거 해당 사건을 수임했을 당시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이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항소이유서는 박 의원이 오 후보자에게 제출하라고 요구한 자료다.

박 의원이 공개한 항소이유서에 따르면, 오 후보자를 포함한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재산 형성에 기여도가 낮은 피해자 어머니가 재산 분할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피고인과 피해자가 양아버지와 의붓딸인 관계를 이용해 피고인을 강제추행범으로 몰고 있다", "피해자 어머니는 이밖에도 발생하지도 않은 피고인의 불륜 사실 등을 조작했다"며 피해자 어머니를 공격했다.

아울러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굳이 억지스럽게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도 이혼소송에 즈음한 증거 만들기가 아니었나, 그 진심이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변론 내용이) 걱정했던 것보다도 심하다"면서 "47페이지에 이르는 항소이유서의 절반 가까이가 피해자의 엄마를 공격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아니라 다 일방적으로 그렇게 음해하는, 오히려 이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서 이렇게 '뇌피셜(자기 혼자만의 생각을 공식적으로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는 행위를 일컫는 조어)'을 가지고 하더라. 일반적으로 변호사들이 이렇게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오 후보자는 "진짜 피해자한테 또 2차 피해가 발생한 부분이 있다면 제가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변론한 것)"이라며 말을 흐렸다.

박 의원은 "그러면 관련 객관적 증거나 정황이나 이런 걸 찾아서 변론하셨어야지, 어떻게 소설을 써서 피해자 가슴에 대못을 박고 피해자 엄마한테까지 이렇게 하느냐"고 질타했다.

오 후보자는 "그런 부분이 있다면 제가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오전 질의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질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 변론을 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고, 박 의원은 "고위공직자로서 자격을 운운하기 전에 변호 윤리에 문제가 있지 않나. 다 이렇게 변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동훈 공수처장 후보자가 과거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사건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이유서 일부. ⓒ박용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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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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