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4 제 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퀴어축제) 측의 서울광장 대관을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시민이 쥐어준 권력으로 성소수자 시민을 차별하겠다는 황당한 행정 권력 남용"이라고 서울시 및 오세훈 서울시장 비판했다.
장 대행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서울퀴어축제 개최 기자회견에 참여해 "오 시장의 서울시는 2015년부터 서울 광장에서 열려온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온갖 핑계를 대어 결국 서울 광장 개최를 불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행은 "3월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 4월의 기념강연회 대관 신청 반려, 토론회의 대관 취소, 그리고 서울역사박물관의 대관 불허까지 서울시의 노골적인 차별행정에 입을 다물 수 없다"며 "서울시의 이러한 차별행정은 차별금지라는 인권의 대원칙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2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를 통해 오는 5월 31일 서울광장의 사용을 요청한 3개 행사 중 서울도서관의 '책읽는 서울광장' 행사에 광장을 대관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한 바 있다.
5월 31일은 퀴어축제 조직위가 서울퀴어축제 개최를 위해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한 날인데, 조직위는 지난해에도 광장 사용을 신청했다가 기독교단체의 '동시 신청'에 밀려 서울광장 대관을 하지 못했다.
조직위는 앞서 서울역사박물관에도 대관을 요청했지만 박물관 측은 지난달 29일 '사회적 갈등 유발이 우려되는 행사로 박물관 운영 및 관람에 지장 초래'를 사유로 적어 해당 요청을 불승인했다.
이날 장 대행은 이 같은 서울시 측의 퀴어축제 대관 '패싱'을 겨냥 "서울시는 일련의 성소수자 차별행정에 대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지난 22대 총선이 치러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거대정당들이 성소수자 차별을 외면하거나 방조하거나 심지어 조장하는 현실을 목도했다"며 성소수자 인권 퇴행에 대한 정치권 전체의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 대행은 그러면서 "공권력에 의해 성소수자가 차별받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차별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대원칙"이라며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과 모두를 위해 올해의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모여 'YES 퀴어, NO 차별'을 힘껏 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 퀴어'는 25주년을 맞은 이번 서울퀴어축제의 슬로건이다.
21대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던 장 대행은 지난해에도 성소수자 인권과 직결되는 혼인평등법, 생활동반자법, 비혼출산지원법 등 '가족구성권 3법'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장 대행은 이날도 "저와 정의당은 21대 국회가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성소수자 시민들을 대변하는 든든한 국회 동지로서 여러분의 곁을 지킬 것"이라며 "21대 국회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그 어떤 시민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입법에 나설 것을 저와 정의당은 강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장 대행은 앞서 이날 오전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21대 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들의 목록을 함께 논의하고 상임위원회를 개최하자"며 국민의힘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전 처리할 법안들의 목록을 미리 정리해두자고 제안했다.
정의당은 채 상병 특검법, 전세사기 특별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민주유공자법, 임신중지 보완 입법, 포괄임금제 폐지법, 공공의대법, 국민연금 개혁법, 이민사회기본법, 초단기계약 방지법 등 10대 법안을 '21대 국회의 양심과 책임을 위한 10대 입법과제'로 규정해 임기 마무리 전 국회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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