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유림면 토석채취 허가 신청에 주민 반발 “환경훼손‧주민피해 불가피, 결사반대”

17일 주민 반대시위…함양군 “환경‧주민 피해 없도록 면밀 검토 후 결정”

옥동마을 뒷산 3만여평 대상 2년전 신청…올 상반기 허가여부 결정

경남 함양군의 한적한 마을 뒷산에 대해 한 기업이 토석채취 허가를 신청한 것을 두고 주민들이 반대집회에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해당 마을 주변은 이전에 산업폐기물, 수소발전소, 도축장 등을 추진하다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곳이다. 주민들은 그런 전력이 있는 곳에 또다시 환경 훼손과 주민 피해가 우려되는 토석 채취를 시도한다며 격렬히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함양군 유림면 옥동마을 주민들이 마을뒷산 토석채취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대책위

해당 사업은 함양군 유림면 옥매리 산121번지 9만9395㎡(약 3만평)에 대해 채석량 183만5353㎥를 허가일로부터 10년간 추진하는 것이다. 토석채취 허가권자는 함양군수다. 2022년 4월 A사가 함양군에 신청했으며 허가 여부는 올 상반기 내 결정 예정이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는 낙동강환경유역청을 통해 2023년 8월 협의 완료됐다.

함양난개발대책위원회와 옥매리 골재채취반대 주민대책위는 17일 오전 11시 함양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환경 훼손과 주민 피해가 불가피한 골재채취를 결사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사업구역은 생태·자연도 1등급과 2등급으로 이루어진 산림이 우수한 지역”이라며 ““21년에는 산업폐기물, 수소발전소, 도축장을 하려다 주민들의 심한 반대로 무산되었지만 함양군에서는 그들을 돕기라도 하듯 엄청난 군비를 쏟아부어 전혀 필요치 않은 2차선 도로까지 개통하며 산림을 훼손하는 데 일조했다. 하루 통행량이 10여 대도 안 되는 이 도로는 과연 누구를 위한 도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A사는 허가신청 시에 제대로 된 주민 설명 없이 일부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았고, 일부 주민에게는 옥매리 산467 개간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동의서를 받아가기도 했다. 과연 그들이 제출한 동의서가 본인들에게 받은 것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지난 2년 동안 옥동주민들은 알지 못한 가운데 군청은 골채채취 사업에 대해 타당성이 있다고 결정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사업자와 함양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업부지가 옥동마을 위에 위치해 있어 골재채취 시 △발파소음 △비산먼지 △미세먼지 △지하수 오염 △폭우 시 하천 범람 △하천에 상시 흙탕물이 흘러 주민 건강 피해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사업자가 받은 환경영향평가와 재해평가가 제대로 되어졌는지 이의를 제기한다”며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멸종위기보호종 동물로 ‘삵’ 1종만 있다고 기록하였으나 환경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멸종위기야생동물 보호 1급인 수달과 보호 1급인 삵, 담비, 하늘다람쥐, 참매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환경부는 사업지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재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함양군 관계자는 해당 사업구간의 2차선도로 개설에 대해 2019년 12월 ~ 23년 6월 시행한 ‘옥동선(유림101호선) 농어촌도로 확포장공사’라며 사업자를 위한 특혜성 도로개설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군은 “옥동선은 농어촌도로 중 최상위 도로인 면도로서 「농어촌도로의 구조· 시설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에 따라 군도와 같은 2차선으로 설계했으며 유림면 옥매리~휴천면 호산리 노선의 양쪽에 이미 개설된 부분을 연결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또 사업자의 주민동의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토석채취허가 신청 시 주민동의서 일부를 제출했으나, 산지관리법에 의거 소규모환경영향평가(2023. 8월)를 협의 완료한 경우 주민 동의는 제외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군이 주민의견을 듣지 않고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결정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허가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유림면사무소에 접수 알림 및 주민의견 수렴토록 통보했으나, 그간 주민 의견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2024년 1월 교체된 이장이 산림녹지과로 방문해 사업추진 등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마을이장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도록 협의했으나, 주민설명회가 몇 차례 연기된 후 최종적으로 2024년 2월말께 이장이 주민설명회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해 무산된 적이 있다. 이후 유림면사무소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 각종 지표 및 협의가 완료되었으나, 현장 및 주민 의견 등 사업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또 사업자가 받은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의혹(환경단체 조사결과에 비해 축소)에 대해선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처리기관으로 2023년 8월 협의 완료됐으나 올해 4월 15일 옥동마을이장 외 5명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방문하여 재검토를 요청했으므로, 그 결과에 따라 관련 법령에 의거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의거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 각종 지표 및 용역이 완료됐으나, 신청지와 마을이 1.5km 떨어진 상부지역에 있어, 주민들이 주장하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및 관련 서류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4월 26일 열리는 경남도 지방산지관리심의회 결과를 참조해 올 상반기 내 허가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무분별한 산림 훼손은 기후위기를 가중시키는 환경 파괴 주범이다. 우리 군에서는 더 이상 자연을 훼손시키는 사업을 막아야 한다”며 “사업자 개인의 욕심으로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겪어야 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경상남도가 부결시켜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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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경남취재본부 박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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