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관련 입장 발표에 대해 "반성은 없고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개탄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총선이 끝났고 국민들 판단도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대통령 말씀을 들은 다음부터 가슴이 콱 막히고 답답해지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어떤 분하고 통화하면서 의견을 물었는데 '마음의 준비를 더 단단하게 하고 안전벨트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면서 "안전벨트의 준비를 해야 할 상황이 맞는 것 같다.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홍익표 원내대표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 개탄스럽다"며 "대통령의 입장은 오만과 독선의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거의 '마이웨이' 선언처럼 들렸다. 반성은 없고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혹평했다.
이어 "국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분통터지는 메시지 형식도 문제가 있다"며 "대국민 담화문이 아닌 국무회의 인사말로 대신했는데, 이런 입장을 내려고 엿새 동안 침묵한 것인지 묻고 싶다. 안 하니만 못한 입장 발표"고 꼬집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확인한 국민의 민심은 오만과 독선의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하고 민생과 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은 진단도, 대안도 다 틀렸다. 어느 것 하나 동의하기 어렵다. 대통령은 지금 이번 총선의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 모면을 위한 공허한 말 대신 이제 국회를 존중하고 국민을 위해 겸손한 태도로 협치에 나서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정책 기조를 전환해서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이제 대통령의 변명이 아니라 지난 2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진솔한 사과를 듣고 싶어 한다"며 "이제라도 대통령은 국회와 특히 야당의 입장을 존중하고 정책 관련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민주당 인사들도 일제히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4.10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기 하남갑에 당선된 추미애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수출도 망치고 경제도 망치고 민생도 다 망쳐놓고 '방향이 옳았다, 국민이 몰라준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다른 나라 대통령"이라고 했다.
공개 회의가 끝난 후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향해 "죄송하다"는 사과 메시지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전언에는 "'분명히 사과라는 거 있습니다'란 식으로 억지춘향(마지못해서) 식으로 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을 정말 '국민들이 잘 모른다' 이렇게 국민 탓하시기 전에 방향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야당 대표(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모시라"라며 "모르시면 누구나 듣고 배우는 거다. 이제라도 국정운영 파트너인 야당 대표를 만나서 진심으로 민생을 논의하기를 저는 권고한다"고 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요즘 말로 '노답', 거의 절망적인 수준"이라며 "사과와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이번 선거 결과로 놓고 보면 국민 탓을 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는 일을 잘했는데 국민들이 몰라준다 이런 의미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 국민 뜻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형식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질문을 받을 수 있는 형식으로 했어야 한다"며 "기자회견. 근데 자신이 없는 것이다. '쫄보'"라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고 소통을 더 많이 더 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 해도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해 국정 기조의 전면적 변화 의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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