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충북 유세에서 "절체절명의 위기", "개헌선이 무너질 것"이라며 '읍소 전략'을 펴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날 오후 강원 유세에서는 '강원서도 발언'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맹공을 가했다. 제76주기 제주 4.3항쟁 추념식에 불참한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 제주 4.3항쟁 직권재심을 지시한 일을 꺼내며 이 대표가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강원 원주 유세에서 "이 대표는 경기북도와 관련한 언급을 하면서 '강원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원도를 비하했다"며 "강원도를 우습게 보고 강원도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강원에서, 원주에서 표를 달라고 나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말한 바가 있나? 비판했나? 그 사람들도 똑같은 생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강원 춘천 유세에서도 "춘천에, 강원에 나오는 민주당 후보들은 이 대표가 '강원서도' 운운하면서 강원인을 모욕했을 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강원인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이재명의 눈치만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오늘 제주 4.3 행사에서 이 대표가 4.3의 책임이 우리 당에 있느니 뭐 이런 이야기를 했다"며 "이 대표는 잘 아시다시피,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일베' 출신이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대표 같은 분이야말로 제주의 역사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해왔지 실제로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행동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도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제주 4.3과 관련해 직권재심을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법원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그거 해주지 않았다. 제가 법무부 장관 된 다음에 그걸 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제가 장관이 되고 보니 왜 문재인 정권이 그거 안 해줬는지 알겠더라. 모든 기록을 샅샅이 뒤져서 하나하나 손으로 뒤져야 하는 거였다. 귀찮아서, 손이 많이 가서 안 해준 것"이라며 "그래놓고 매번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열린 제76주기 제주4.3항쟁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불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만 참석했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희생된 모든 4.3 희생자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 평생을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과 제주도민께도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어야 마땅하나, 지금 제주에 있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서면 입장을 냈다.
추념식에 참석한 이 대표는 "4.3 학살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정치집단이 국민의힘이며, 여전히 4.3을 폄훼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하고, 4.3 폄훼 인사들에 대해서는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도 전날 비판 성명을 내고 "당리당략을 떠나 제주도민들은 이번 4.3 76주기 추념식에 윤 대통령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해 아픈 상처를 보듬어 주기를 희망해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불참 소식에 이어 한 위원장의 추념식 불참 소식이 전해졌다"며 "특히 선거운동 기간 단 한 번도 제주를 찾지 않은 한 위원장이 4.3추념식까지 참석하지 않는 것은 제주도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4.3망언과 폄훼로 비판을 받고 있는 태영호, 조수연, 전희경을 공천해 놓고 여전히 사과 한마디 없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 : 尹·한동훈 4.3추념식 불참에 이재명 "학살의 후예"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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