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의 '거친 말'…"쓰레기", "개 같다" vs "국민 염장"

한동훈 "쓰레기 같은 막말" vs 이재명 "국민들 염장 질러"…내부 자성론도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상대방을 겨냥해 "쓰레기" 등 험한 말로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당 소속 후보들이 격앙된 표현을 하더라도 이를 자제시켜야 할 당 지도부가 오히려 공세에 앞장서면서 양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주말 수도권 유세를 하면서 "민주당에서 정말 쓰레기 같은 막말들을 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3.30. 서울 구로 지원유세에서)라고 대야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한 비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 김준혁이라는 분의 정말 황당하고 불쾌하기 그지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적 발언들에 대해서 비판했더니 제 말을 가지고 막말이라고 하더라"며 "저는 그분이 한 '박정희 대통령이 초등생이나 위안부와 성관계를 했을 수도 있다' 이런 류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그리고 역시 유유상종이라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과거에 자기 형수에게 했던 정말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들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이 대표까지 싸잡아 공격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주 서울 신촌 유세에서는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도 같은날 서울 중·성동구 지원유세에서 이른바 '대파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들 염장을 지르고 있다"고 정부·여당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5위의 수출 흑자를 내던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적자가 나서 200위 정도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대통령이) 없는 게 낫다는 말에 공감이 가지 않느냐"고 했다.

민주당 강민석 대변인은 한동훈 위원장의 '쓰레기 같은 막말' 발언을 받아치면서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라고 했다.

여야 양당에서는 중진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흐름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은 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표들의 말이 험악하다는 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우리 정치 행태의 잘못된, 일그러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같은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앞으로 남은 기간에 실언하지 않도록 모두가 주의해줬으면 좋겠다"며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실정을 심판하고 싶어도 또 민주당에서 상대적으로 큰 실수를 하거나 하면 그게 (지지를 철회할) 이유가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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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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