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사퇴에 야권 "만시지탄…尹대통령 사과해야"

野 "외압 의혹 진실 밝혀야" vs 국민의힘 "국민 꾸짖음 받들었다"

해병대원 순직 사고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야권은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물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이종섭 대사의 사퇴는 정의와 상식을 요구하는 민심에 항복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다만 "사의 표명을 통한 사퇴 수순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시켰어야 한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출국금지 된 피의자를 윤석열 대통령이 주 호주대사에 임명해 해외 도피 의혹을 자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사가 물러난 것만으론 미봉에 지나지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도주대사 파문과 외교 결례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종섭 대사 측이 사의 표명과 함께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종섭 대사가 진정 책임을 지는 길은 채 상병 사망사건 축소 외압의혹의 몸통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정의당에서는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이 직접 SNS에 글을 올려 "만시지탄"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범죄 피의자를 비호하지 말고 즉각 사의를 수리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대사직 사임은 사필귀정으로 가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공수처는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동영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피의자 이종섭' 즉각 사표 수리하고, 고인과 유족,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피의자 이종섭'의 사표를 받을 게 아니라, 진즉에 호주대사에서 경질하고 공수처에 보냈어야 했다"며 "핵심 피의자를 호주대사에 임명하고 국가권력을 동원하여 호주로 도피시켰던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대통령 본인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사가 '서울에 남아 절차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강력 대응이 아니라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혐의에 대해 고인과 유가족, 국민에게 사과 먼저 해야하는 것 아닌가. 대단히 뻔뻔하다.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정인성 개혁신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종섭은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의 핵심 피의자이나 그래봐야 종범이다. 주범은 용산에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책임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국민 회초리 받들었다"…야당·공수처에 역공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박정하 공보단장 명의 논평에서, 이 대사 사퇴와 관련 "국민의힘은 민심에 순응하며 민심을 따르고, 변화하고 실천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국민의 회초리를 겸허히 받아들였고, 잘못하고 있다는 꾸짖음은 더욱 낮은 자세로 받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다만 야당과 공수처에 대한 비판도 같이 내놨다. 박 공보단장은 "이 대사를 둘러싼 의혹을 두고 공수처는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소환조사조차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수사 준비도 안 된 사안에 대해, 수사기관이 총선을 앞둔 상황에 기관의 입장까지 내며 정치적 현안에 직접 뛰어들어 불을 지폈다. (이는) 분명한 언론플레이"라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또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정치공세에 화력을 집중했다"며 "대사직을 수행하던 공직자에게 도피 프레임을 씌우며, 기어이 외교 결례까지 무릅쓰게 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정치공작이라 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그는 "언론플레이와 정치공작에도 국민의힘은 민심을 따르겠다"고 부연했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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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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