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반전 없는 패배…'경선 수난사' 마무리

朴 "정치사에 다시 이런 일 벌어지지 않길"…曺 "이재명 중심으로 뭉쳐 승리"

더불어민주당 마지막 경선 지역인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에서 조수진 변호사가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공천권을 따냈다. 박 의원은 총 세 번에 걸친 경선 끝에 현역 평가 하위 10%로 인한 30% 감산 규정에 발목을 잡혀 결국 의원직을 내주게 됐다.

박 의원은 "반전이 없는 결과"라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당선자인 조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뭉쳐 민주당 총선 승리의 길로 가겠다"라고 밝혔다.

박범계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강북을 1등 후보자는 조수진 후보"라고 밝혔다. 박 선관위원장은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율은 53.18%. 전체 당원 26.31%가 투표했다"며 "(전체 당원 투표율이) 전략청년 경선지역이었던 서대문갑 23.65%보다 높은 투표율"이라고 했다. 각 후보자들의 특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朴, 세 번의 도전에도 높았던 30% 감산의 벽

서울 강북을 지역은 민주당 공천 파동의 처음이자 마지막 뇌관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경선에 앞서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박 의원이 현역 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당내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당내 다른 의원들에 비해 의정 활동 성과가 비교적 대중에 잘 알려졌음에도 당내 대표적인 비(非)이재명계인 탓에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더해 친(親)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이 비명계 저격수를 자처하며 경선 도전장을 냈다. 3인 후보로 치러진 경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박 의원은 정 전 의원과 결선을 치렀고, 결국 감산 30% 벽에 막혀 공천이 좌절됐다.

그러나 경선 직후 과거 발목 지뢰로 부상을 당한 병사를 비하했다는 의혹, 이어 거짓 사과 의혹까지 불거지며 당 지도부는 정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아울러 서울 강북을 지역구를 전략 경선 지역으로 지정하며 박 의원과 조수진 변호사를 예비후보로 올렸다.

다시금 경선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보나마나 한 승부였다. 박 의원은 30% 감산 불이익을 안고 있는 데 반해 조 변호사는 여성‧신인으로 25% 가점을 받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당이 경선 방식을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일반 국민 대신 비교적 강성 지지층이 많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로 돌리면서 박 의원으로서는 매우 불리한 형국에 놓였다. 결국 박 의원은 예상을 뒤집지 못하고 세 번의 도전 끝에 패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朴 "나 몰래 '트루먼쇼' 찍는 줄"…曺 "개인 역량으로 이룬 것 아님 잘 알아"

박 의원은 탈락 발표 이후 자신의 SNS에 "지난 한 달 동안 가끔 나 몰래 '트루먼쇼'를 찍고 있는 중이 아닐까 생각해봤다"고 했다.

그는 "2월 19일 농담 혹은 거짓말 같은 '하위10%' 통보를 받고, 그 이유를 알려달라는 재심 신청이 문자 하나로 기각되고, 1차 투표 결과를 알려주지 않고, 사상초유의 권리당원 75%의 투표율을 들었을 때 황당했다"고 했다.

이어 "당심 민심 모두 과반득표자임에도 공천승계에서 왜 강북을은 예외여야 하는지, 세 번째 경선에는 왜 전국의 당원들이 강북을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지, 왜 여전히 박용진은 30% 감산도 모자라 55% 차이를 안고 뛰어야 하는지, 전국적인 투표지연사태에도 불구하고 왜 당은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문제제기를 묵살하는지, 저는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납득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영화 같은 반전이 없는 결과를 받았다. 패배가 뻔한 경선, 결론이 정해진 경선임을 알고 받아들였기에 새삼 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면서 "저의 지난 한달 동안 몸부림의 흔적이 우리 정치사에 다시는 없어야 할 일들에 대한 경계석이 되기를 바라고, 우리 정치와 민주당이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이기 위해서 이번 과정이 중요한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공천이 확정된 조 변호사를 향해선 "우리 강북구 주민들을 정말로 사랑해달라"며 "여전히 할 일 많은 대한민국에서 의미있는 국회의원이 되어 주시기를 응원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구 주민들에게는 "이 지역에서 우리 가족 3대가 45년, 정치인으로 25년을 살아오면서 많은 신세를 졌고, 이번에도 여러분을 너무 힘들게 했다"며 "앞으로도 강북의 아들, 여러분의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면서 신세 갚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지난 한 달 박용진에게 벌어진 '트루먼쇼'같은 이 드라마의 결론이 오늘이 최종회가 아니라 보다 정의로운 내일이었으면 좋겠다"며 "그 정의로운 결말을 위해 당원동지들,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뭉쳐 민주당 총선 승리의 길로 가겠다"며 공천 확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조 변호사는 "저는 이번 승리가 결코 저 조수진 개인의 역량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당원 여러분께서 어떤 마음으로 저를 선택하셨을지 생각해보면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그는 "당원 여러분 고맙다. 정치 신인을 새 인물로 세우는 큰 결단을 해주셨다"며 "반드시 4.10 총선에서 승리하여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에게 패한 박 의원을 향해 "그동안 힘드신 마음 공감하고 이해한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제가 더 노력하겠다"며 "강북을에서 의원님께서 해오신 지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총선에서 꼭 승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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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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