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찾은 박용진 "노무현 대통령처럼, 뒷걸음치지 않겠다"

조수진 "이왕 바보 될 거면 썩어 없어져야" vs 박용진 "구석 몰린 사람에 조롱, 예의 아냐"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에서 조수진 변호사와 맞붙는 박용진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이 뻔히 질 줄 알면서도 지역구 종로를 버리고,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과 원칙을 위해 도전했던 부산 북·강서을 선거에 임했던 것처럼 저도 민주당의 원칙과 공정을 위해 뒷걸음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19일 경남 김해시의 봉하마을 내 고(故)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상 결과가 눈에 빤히 보이는 경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렇게 가는 것이 맞나, 이 고민을 풀고 여쭈려고 왔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3당 합당을 반대하며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해야 합니다!'를 외칠 때,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라는 발표가 있었을 때, 그때도 '무척이나 외로운 겨울'이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저의 심정도 그런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당헌마저 위반한 경선을 바로잡아달라'고 말씀드렸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찬반토론 절차를 박탈한 의결은 무효'라고 말했으나 끝내 3당 합당을 저지하지 못했던 그때 당시 심경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강북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을 대표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미련하고 바보스러워 보일지라도 상식을 위해 그리고 정권심판의 희망을 위해 끝까지 경선에 임하겠다"며 "작은 희망의 불씨를 이어가 반드시 거대한 승리를 일구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서울 강북을 후보가 뽑아달라는 호소를 전주에 가서 하고, 광주에 가서 해야 하나"라며 "해도 해도 너무한 경선에 보다 너무한 규칙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북을 경선을 전국 권리당원 70%·강북을 권리당원 30%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치르는 데 대해 반발한 것이다.

그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무작의전화걸기(RDD) 방식, 여론조사 기관이 하루 이틀이면 다 해낼 수 있는데 굳이 피하고 상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을 적용하는 건 박용진을 원하는 강북을 지역의 유권자의 압도적 민심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는 호남 쪽 유권자들에게 말씀을 드렸다고 한다면 오늘은 영남 쪽 유권자들과 만나는 과정을 가지려고 하고 그렇게 해서 날짜가 없어서 뭐 제주도도 못 가고 강원도도 못 가고 충청도도 못 가고 이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어 상대 후보인 조 변호사를 향해서도 "해도 해도 너무하다. 다 참고 견디고 인내하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조롱하실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조 변호사가 전날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박 의원에게 "바보같이 경선에 응하겠다고 했는데 이왕 바보가 될 거면 입법권력을 넘겨주면 안 된다는 더 큰 대의를 보고 본인이 밀알이 돼 썩어 없어지는 헌신을 보이면 한다"고 말한 데 따른 반응이다.

박 의원은 "(조 변호사는) 민변에서 인권 변론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약한 사람, 구석에 몰린 사람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선당후사적 이유로 사퇴를 하려면 조수진 후보가 물러나시는 게 맞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지금 조수진 후보가 이 동네에 동이 몇 개나 있는지, 그리고 이 동네에 주민들은 얼마나 있는지, 삼양동 그 골목길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 지역 주민들이 어떤 요구가 있는지 모르신 채로 와서 유시민 이사장 말씀대로 배지를 줍는 일에만 몰두해 계시는 것 아닌가"라며 "그러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로 분류돼 득표율 30% 감점을 안고 경선에 임한다. 반면 조 변호사는 여성·신인으로 25% 가점을 받는다. 두 사람의 전략 경선 결과는 19일 오후 발표된다.

▲봉하마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박용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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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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