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두 개의 태양 용납 안 돼…현재 권력 尹, 차기 권력 韓 눈뜨고 볼 리 없어"

"국민의힘·민주당, 뭘 하자는 공천인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4.10 총선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행보에 대해 "현재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아 있는 현재의 권력이 차기 권력을 눈뜨고 볼 리가 없다"며 "두 개의 태양은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하고 관계도 고려해야 될 것이고 일단은 정치권에서 빠져야 된다. 안 그러면 윤 대통령하고의 관계가 절대 원만하게 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장관은 "(한 비대위원장이 이번에) 국민들한테 상당히 참신하게 어필했"지만 "그 이상의 자질은 아직 안 보여줬다"면서 "본인도 이 당 들어와서 비대위원장을 했으면 먼저 정치적 야망을 저는 가졌다고 본다. 야망 갖는 게 나쁜 건 아니다. 그러려면 이제는(선거 후에는) 빠져서 어느 직책을 맡든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사실 검찰밖에 더 있었나. 그 검찰이라는 게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검찰이라는 게 높고 두터운 성벽이지 않나"라며 "민주주의 훈련을, 공화주의 훈련을 많이 더 해야 된다. 한 비대위원장은"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윤 전 장관은 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공천에 대해 "뭘 하자는 공천인지 모르겠다"고 평가절하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의힘은) 도대체 대통령이나 여당이나 이 선거가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지 성격도 부여하지 않고, '김건희 특검법' 때문에 그랬다고 알려졌지만 거의 손을 안 대고 왔다"며 "특별히 논평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윤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만 하더라도 자신의 임기 5년이 한국 정치사에서 어디에 해당하는 기간이냐. 이런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 '나한테 부여된 소명이 뭐냐?'(라는 질문에) ''이것이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에게 이런 소명의식을 가지고 할 텐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난 이것은 우선적으로 해야 된다. 나머지는 이 다음 대통령이 하면 된다. 이걸 하기 위해서 저한테 힘을 주십시오'. 이렇게 하면 국민이 왜 그 힘을 안 주겠나. 그런데 지금까지 윤 대통령이 그런 걸 제시한 일이 있나? 없다. 그래서 지지도가 맨날 30%대에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내세운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에 대해서도 "'3대 개혁'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개혁이고 그 개혁은 지금 한다고 그랬지만 지금 손도 못 대고 있지 않나"라며 "처음에 그거 얘기할 때 제가 '이 양반이 저게 어떤 일인지 모르고 저렇게 큰소리치는구나.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게(시대정신이) 전혀 없다. 취임해서도 그걸 한 일이 없다. 맨 자유만 얘기하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 달서갑에 단수공천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배려를 해야 되느냐 하는 그 사정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했다는 것만으로 공천을 받은 것처럼 비치는 것은 박 전 대통령으로 해서도(입장에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 1월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장관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그냥 사당화하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자기 친위 세력화하겠다는 것 아닌가. 당을"이라며 "민주당이라는 게 굉장히 장구한 역사를 가진 한국 민주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던 정당이지 않나. 거기 얼마나 많은 훌륭한 정치인들을 배출하지 않았나. 그런 당을 맡은 사람치고는 저렇게 공천해도 되나"라고 우려했다.

윤 전 장관은 "물론 '혁신 공천'이라고 할 것이다. ('혁신 공천'이라고) 명분을 내세우겠으나 뭘 어떻게 혁신한다는 건가. (뭘 혁신하겠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 '무슨 폐단이 있어서 어떻게 고치려고 그런다. 거기에 맞는 사람이 이런 사람들이다' 하면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설명도 없지 않나. 그러니까 전부 그냥 '자기 친위 세력화한다' 이렇게 보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전통으로 봐도 정말 저건 불행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윤 전 장관은 민주당 공천이 일단락되면 최근 하락세인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 시각에 대해 "그것은 장담하기 어렵지 않나"라며 "지금 이 대표가 어떤 명분으로 저렇게 공천을 하든 일반 국민이 보는 시각은 이 대표하고 생각이 많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고정 지지층은 있겠으나 총 선거 전체에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저는 그렇게 장담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봤다.

윤 전 장관은 차기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에게도 시대정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게 뭐냐? 시대적인 상황이 요구하는 게 뭐냐? 이것을 정리해서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며 "'지금 시대적 상황이 국제적으로는 이렇고 국내적으로는 이렇다. 우리 과제가 이거라고 난 생각한다. 이 과제로 해서 이런, 이런 일을 해야 된다. 내가 이거 하겠다.' 이런 걸 체계적으로 제시해야 되는데 이 대표도 그런 걸 제시한 일 없지 않나, 지금까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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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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