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 "김기춘·김관진 특사? 尹정부와 피고 간 사면 거래 의심돼"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스스로 법치주의 무력화…국민 심판 두렵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보고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및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기무사 전 간부 등을 설 명절 특사로 사면한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부와 피고인들 간의 사면 거래가 의심"된다며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6일 "윤 대통령이 설 명절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 사찰로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은 김대열·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들과 세월호 참사 대통령 보고 시각을 조작하고, 국가위기관리지침을 무단 변개했던 김관진·김기춘 등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며 "법치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윤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이 사면의 배경이 무엇인지 심히 의문이 든다"며 "심지어 이들 중 다수가 윤 대통령이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본인이 수사하거나 지휘하여 기소한 범죄자들이 아닌가. 이는 곧 이들의 범죄를 수사한 자신의 검찰 인생까지 부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은 특히 김 전 비서실장과 김 전 장관 및 김대열·지영관 전 참모장 등 상고를 포기한 지 며칠 되지 않아 특사 명단에 포함된 데 대해 "정부와 피고인들 간의 사면 거래가 의심"된다며 "이는 사전에 모종의 논의가 있었고, 재판이 진행 중이면 사면할 수 없으므로 빠르게 상고를 취하하여 형을 확정시켰다 의심하게 만드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정부에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끝나기 전 피고인들과 사면에 대한 사전 논의가 있었다면 이는 형사사법 체계의 뿌리를 흔들고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로, 명백히 책임을 따져물을 것"이라고 했다.

유가족들은 또 "정부는 이번 사면을 일컬어 "정치 이념 갈등을 종식시키고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한다고 설명했"지만 "중대 범죄자들에 대한 사면이 무엇을 위한 "국민 통합"이란 말인가"라며 "이러한 사면은 사면권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사건을 지휘하여 수사했던 검사들이 법무부 장관이 되고, 대통령이 되어 자신들이 수사했던 범죄자를 다시 사면해주는 모양새가 윤석열 정권이 말하는 법치와 공정이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은 스스로 법치주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과연 이러한 작태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한 것처럼 답변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는 거짓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참사 당일 관저 침실 밖으로 나온 시간은 세월호 골든타임이 지난 오전 10시 20분께였으며, 중앙재해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께였다. 박 전 대통령은 참사 발생 7시간 만에 중대본을 찾아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물어 논란이 됐다. ⓒ프레시안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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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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