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모, 김오진, 주진우 … 보수텃밭에 '용산' 들어찬다

대통령실 인사, 최소 20곳서 현역과 붙는다…검사 출신도 현역 안방 3곳에 도전장

국민의힘의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 결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보수진영 ‘양지’에 대거 출마를 선언, 당의 현역의원과 용산 참모 출신들이 맞붙게 된 지역구만 최소 스무 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천을 신청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직급 및 직무에 한정을 두지 않을 경우 최소 40명에 달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 등 '친 윤석열계' 원외인사나 검사 출신 인사들이 현역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지역구도 네 곳 나왔다.

국민의힘이 지난 4일 공개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공천신청자 현황을 살펴보면, 공천을 신청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행정관급이 23명, 비서관급이 13명, 기타 전략기획관 및 대변인 등 4명으로 최소 40명으로 확인됐다. 이중 절반인 20명이 강남3구(2명), 부산·경남(7명), 대구·경북(11명) 등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서울 1곳, 부산 5곳, 대구 1곳, 경북 7곳, 경남 1곳, 경기 1곳, 충청 4곳 등 현역 의원과 대통령실 인사들이 맞붙게 된 지역구는 최소 20곳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도전, 대통령실 참모 출신과 정부 각료 출신 인사가 서로 맞붙는 풍경이 연출됐다.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낸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은 경북 김천에 출마해 김천에서 재선 중인 송언석 의원과 맞붙는다. 부산 서구동구에선 현역 안병길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이 부딪혔다. 부산 사하구의 5선 조경태 의원에게도 정호윤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도전해 현역 물갈이를 시도한다. 김영식 의원의 지역구 경북 구미을에는 강명구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대통령실 국민제안비서관이 동시에 출사표를 내 삼각경합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경북은 가장 많은 대통령실 인사(9명)들이 참전해 ‘용산 대 현역’의 무대가 가장 많이 집계된 지역이다. 포항시 남구울릉군에서도 이병훈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이상휘 전 대통령실 춘추관장이 김병욱 의원에게 동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정재 의원의 포항시 북구에선 용산 출신 이부형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각료 출신 윤종진 전 국가보훈부 차관이 몰려 용산, 각료, 현역의 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뿐 아니라, 검찰 출신 혹은 당내 친윤 인사 등 대통령과의 특수관계에 있는 인사들이 현역 의원에게 도전하는 경우도 도드라졌다. 원외 인사이면서도 ‘친윤’ 간판으로 입지를 확보한 바 있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부산 수영구에서 현역 전봉민 의원과 충돌한다.

대구 중구남구에선 노승권 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경남 밀양시 의령군함안군창녕군에선 박용호 전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 지청장이 각각 임병헌, 조해진 의원과 맞붙는다. 경남 창원시의창구에선 김상민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 부장검사 배철순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동시에 출마해 김영선 의원과 ‘현역, 용산, 검사’ 간의 삼각대결에 나서기도 한다.

양지로 분류됨에도 현역이 없거나 자리를 비워 무주공산인 지역구에도 용산 출신, 혹은 친윤계 분류 인사들이 들어찼다. 서울 중구성동구을로 떠난 하태경 의원의 전 지역구 해운대갑에는 주진우 전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이 출마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 의원의 지역구 송파갑에는 대표적인 친윤인사로 꼽히는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가 나란히 공천을 신청했다. 강남3구에 속하지만 경합지로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남인순 의원에게 의석을 내준 서울 송파병에도 김성용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출마해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과 경쟁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여당 우세 지역에 지원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대통령은 누구도 특혜받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당에 누차 당부한 바 있다”고 재강조했다.

한편 재선 박성중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서초을에는 최근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들어온 언론인 출신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지역구엔 현역 비례대표인 지성호 의원도 출마해 2명의 현역과 1명의 신인이 맞붙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부산 중구영도구엔 당의 '올드보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예정대로 공천을 신청해 7선에 도전한다. 역시 7선에 도전하는 이인제 전 의원 또한 본인 지역구인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에 공천을 신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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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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