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진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규모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14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00명대로 확대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의대 증원 규모와 발표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도설명자료를 냈다.
앞서 <연합뉴스>는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최소 1000명을 넘어 최대 2000명대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발표 시기와 관련해서도 이달을 넘겨 설 연휴 직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당초 복지부는 애초 이달 17일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함께 의대 정원 확충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증원 유관 부처인 교육부와의 입장 조율로 업무보고 시기가 늦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의대 증원 규모는 최대 3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진행한 수요조사에서 전국 40개 의과대학 전부가 정원 확대를 희망했고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반면 대표적인 의사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에서는 의대 증원 규모로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총증원 규모는 의학교육의 질 저하를 예방하고 교육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의대 입학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초고속 고령화로 인해 향후 의료수요가 급격히 많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의대생을 많이 늘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9일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 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은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입학정원 확대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난 12일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국민의 입장에서 의료인력 확충 규모를 합리적으로 산출해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촉구하는 등 당정이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의사단체의 증원 확대에 대한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설 연휴 의사단체의 총파업이 진행된다면, 4월 총선에 바로미터인 설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의대협회의 350명 수준의 증원 제안에 대해 일제히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1일 "증원 규모는 최소 1000명에서 3000명이어야 한다"며 의대협회가 내놓은 증원 규모 350명 제안에 대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대책이 아닌 국민 기만과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의대 정원을 천 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7.4%였고 2000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28.7%를 기록했다.
또한 의사들이 집단 휴업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 다고 답한 비율은 85.6%로 국민적 지지가 적은 상황에서 의협이 긴급 환자가 발생하는 설 연휴 기간 집단 휴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련기사 : 의협만 반대하는 '의대 정원 확대'?…여론조사 해보니 89%는 찬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 환자 단체 등 9개 단체도 지난 12일 공동 성명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 활동 의사 수를 배출하려면 의대 정원을 3000명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2025년도 입시에 차질없이 반영되기 위해 이른 시일 내 증원 규모를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도에 입학 정원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4월 이전에는 증원 규모가 확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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