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윤뉴스'도 부족해 '땡전뉴스'냐?"…KBS '전두환 전 대통령' 호칭 지침에 野 비판

"KBS, 극우의 가치 좇고 있어…尹대통령 '하청방송' 우려 현실로"

더불어민주당이 KBS 방송뉴스 책임자가 소속 기자들에게 전두환 씨 호칭을 '전 대통령'으로 통일하라고 지침을 내린 데 대해 "박민 사장의 KBS가 '땡윤뉴스'로 부족해서 '땡전뉴스'를 틀겠다는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5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의 브이로그로 전락한 박민 사장의 KBS가 '땡윤뉴스'로도 부족해서 5공 시절 '땡전뉴스'를 틀겠다고 한다. KBS 방송뉴스 책임자가 소속 기자들에게 앞으로 전두환 씨의 호칭을 '씨'가 아니라 '전 대통령'으로 변경하라고 강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대통령'은 단순 호칭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께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정당성을 확인한, 국가 정상에 대한 호칭"이라며 "그러나 전 씨는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하고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이며, 1997년 대법원 판결에 의해 국가내란죄로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박탈당한 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KBS는 최소한의 자격도 없는 전 씨에게 대통령 호칭을 돌려주자는 말인가? 성공한 반역은 혁명이므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라며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이 권력을 찬탈하고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의 명예를 회복, 복권시키려고 하다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전두환 씨가 정치는 잘했다며 치켜세우고, 전 씨의 배우자 이순자 씨를 취임식에 초대했던 윤 대통령의 그릇된 역사관에 공영방송이 망가지고 있다. 윤 대통령과 KBS가 전 씨를 미화하려고 해도, 전 씨는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찬탈한 내란 수괴이고, 국민을 학살하고 탄압한 독재자일 뿐"이라며 "KBS 박민 사장은 전 씨 호칭 문제에 대해 국민께 공식 사과하고, 방송뉴스 책임자를 즉각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은 전두환을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 내란 수괴로 평가한다. 대법원의 판결도 마찬가지"라며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공영방송이 극우의 가치를 좇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또 "그러는 동안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호남에 진심'이라고 당당히 말한다"며 "참으로 그로테스크한 광경이 따로 없다"고 꼬집었다.

조오섭 의원(광주 북구갑)도 "KBS가 윤 대통령의 '하청방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로 되어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며 "민감한 인물의 호칭을 어떻게 기재할 것이냐는 기자의 '편집권' 문제로 일방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또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자는 대통령으로 예우하지 않는 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구성원들간 논의와 합의가 없이 권력이 언론에 보도지침을 내리다니 다시 서울은 여전히 겨울"이라고 한탄했다.

▲ 박민 KBS 사장. ⓒKBS

<한겨레>는 이날 "한국방송(KBS)의 방송뉴스 책임자가 소속 기자들에게 "전두환의 호칭은 앞으로 '씨'가 아니라 '전 대통령'으로 통일해달라"고 일방적으로 공지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기자들이 사용하는 내부망인 보도정보시스템에 김성진 통합뉴스룸 방송뉴스주간 이름으로 해당 내용이 담긴 공지"가 전날 오후 4시경 올라왔으며 "김 주간은 이 공지에서 "'전 대통령'은 존칭이 아니라 대한민국 11·12대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에 대한 지칭일 뿐"이라며 "김일성을 주석으로 부르고,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으로 부르고, 김정은도 국무위원장으로 부르는데 전두환만 씨로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

신문은 "김 주간은 박민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11월13일 통합뉴스룸 방송뉴스주간 자리로 발령받았다"며 "김 주간은 부임 일주일 뒤 편집회의를 통해 '한중일→한일중', '북미→미북' 등 표기 방침을 수정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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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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