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자감세 논란 구태의연…금투세 폐지 추진"

현직 대통령 최초 증시 개장식 참석…"증시, 자산축적 지원하는 기회 사다리"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구태의연한 '부자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인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개최된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우리 증시의 개인투자자는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1400만을 돌파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총선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표심몰이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 역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완화로 제기된 '부자감세' 논란에 아랑곳 않고, 지난 2020년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으로 도입된 금투세까지 폐지를 공언한 것이다.

금투세는 국내 상장 주식·공모 주식형 펀드 양도소득이 연 5000만 원, 채권·파생상품·해외 주식·비상장 주식 등의 양도차익이 연 250만 원을 초과하면 초과액에 20% 세율(3억원 초과분은 25%)로 세금을 매기는 제도로, 당초 지난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여야가 오는 2025년까지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키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면서 "경제와 시장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증시 침체, 투자자 이탈 등 부작용 초래할 제도는 반드시 고치겠다"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증시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다. 그리고 국민의 자산축적을 지원하는 기회의 사다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은 획일적 기계적 공정이 아니다"며 "자신의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역동적인 기회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라고 했다.

또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첨단기술기업이 자금을 쉽게 조달하고 능력있는 청년들이 돈을 벌고 기업의 주인이 된 국민들이 배당을 통해 성과를 공유할 때 역동적인 계층 이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 갖춘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 돼 있다"면서 "임기 중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해서 글로벌 증시 수준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더드 역행'이라는 비판에도 시행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선 "정부는 지난해 드러난 해외 투자은행의 불법 공매도를 엄중히 처벌하고 불법 공매도의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했다.

아울러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상향해서 반복되는 연말 매도폭탄으로 인한 투자자 손실을 막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이어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우리 경제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정부는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시장을 개혁하며 공정과 법치를 확립하여 여러분께 더 큰 활력을 드리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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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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