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XXX" 이장이 마을방송으로 주민들에게 쌍욕 '논란'

해남 계곡면 한 마을에서 고소사건 상대 주민 실명 언급하며 욕설

이장이 이른 아침에 마을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욕설을 해 논란이다.

11일 <해남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남 해남군 계곡면의 한 마을 이장 A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7시 10분쯤 마을 방송으로 마을 주민 B씨와 C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개XXX XX", "시XXX XX"라고 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적 업무나 위급 상황 안내때 사용해야 할 마을 방송을 이장이 사적 용도로, 그것도 아침 일찍부터 주민들에게 욕을 하며 모욕을 줘 마을이 시끄럽다.

▲마을방송 설비ⓒ

사건의 발단은 A이장과 B씨, C씨가 방송 전날 경찰서에서 고소 사건에 연루돼 대질심문을 받는 등 그간 감정이 격화되면서 발생했다.

3년 전 마을에 토지개량제인 규산질 비료가 배정됐는데 당시 A이장이 마을 주민들을 대신해 비료를 뿌렸고 주민들 도장이 담긴 사실확인서를 첨부해 계곡농협에서 수고비로 100여 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수고비가 지급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시 규산질 비료를 뿌린 것을 보지 못했다며 부당 수고비 수령과 비료 횡령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주민들 도장이 보관돼 있었는데 A씨가 임의로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소 사건으로 감정이 격해져 A이장이 마을 방송을 통해 욕설을 한 것이다.

A이장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고소를 당해 감정이 격해져 마을 방송으로 욕을 한 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며칠 후 다시 마을 방송을 통해 사과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 B씨와 C씨에 대한 직접 사과는 거부했다.

A씨를 고소한 주민들은 "국가에서 보조금으로 지급되는 돈인데 확인도 안하고 마음대로 사용되고 비료 사용처도 제대로 알 길이 없어 문제 삼은 것"이라며 "이유야 어쨌든 마을 방송으로 욕을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해당 이장과 주민들은 영농조합법인 운영과 이장 재선임 등을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규산질 비료 횡령 사건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박진규 기자(=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