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혁신위 내전 진흙탕으로…'김한길 배후설', '윤심'까지 등장

박정하 "혁신위, 권력투쟁 수단으로 이용당해" vs 강승규 "대통령도 혁신위 목적 달성 바라"

'당 주류 희생' 혁신안의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둘러싼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 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혁신위 활동과 관련 '김한길 배후설'과 '윤심 논란'이 한꺼번에 소환되며 전선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음습한 권력 싸움 내지 권력 투쟁의 도구나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있는 점은 없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현 지도부를 몰아내고 새 지도부를 앉히려는 목적으로 혁신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박 대변인은 "시계를 한 달 전으로 돌려보면 제일 큰 과제가 뭐였나. 건전한 당정관계였다"며 "그런 이야기 하나도 없이 며칠 전부터 비대위 이야기가 나오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 전환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 대변인은 "혁신위가 제시한 안 중 (당 주류 희생) 혁신안 외에는 답이 다 갔다"며 "(당 주류 희생 혁신안은) 당헌에 관련된 문제다.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배제된다. 그런데 최고위에서 그런 내용을 만약 의결하면 가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총선 희생' 혁신안을 최고위에서 다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사면(1호)은 했고, 의원 정수 줄이고 세비 줄이자는 것(2호)은 법률이라 여야 협상 문제라고 말했다. 출마 대상자 신청자에게 불체포특권(2호) 받는 제도도 만들고 있다. 컷오프는 20%(2호)보다 더 높은 22.5%를 했다. 더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상향식 공천해야 한다. 전략 공천 안 해야 한다(4호)'는 것은 모순이 있지만 취지를 반영하게끔 총선기획단에서 하고 있고, 청년 비례(3호)도 숫자 문제지만 가급적 많이 되도록 획기적 가산점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 제안을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게 뭐 있냐는 얘기다.

당 주류에서는 혁신위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김병민 최고위원이 "혁신위가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이라고 비판하자,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도 혁신위 요구에 건건이 반응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이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당 주류 희생'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풀이됐다.

김기현 1기 지도부 당시 당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는 사실 가장 중요하고 국민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공천과 관련된 희생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며 "그 이슈에 혁신위 안이 매몰되면서 혁신위가 갖고 있는 본래의 역할이 지금 많이 퇴색됐다"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지금 혁신위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혁신위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국민들한테 마치 혁신위가 요구하는 것이 선인 양 강조하면 결국 혁신위 요구에 응하는 사람들은 강요에 굴복하는 모습밖에 안 되고 그것은 국민들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혁신위가) 과속했다"고도 했다.

반면 김기현 지도부나 원내의 영향권을 벗어나면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은 한 길로 가고 그것이 혁신위를 출발한 목적을 달성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나. 대통령께서도 그걸 바라실 것"이라 '윤심'은 혁신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강 수석은 '인요한 혁신위가 영남 중진을 물갈이해 용산 참모를 꽂기 위한 사전작업을 한다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는 "용산 참모를 거론하는 것은 또 상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목적이 있을 것"이라며 "혁신이 국민들에게 다가가려면 용산 참모들을 위한 형식적인 것인지, 내용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보듬고 국민의 변화 욕구를 추동하려는 것인지 국민들께서 판단하시고 그것을 우리들이 해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혁신위원장이 혁신을 주장하는 톤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더 가까이에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라며 "대통령께서도 국민의 마음에서 혁신이 이루어지고 또 당이 변화를 겪어야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통령도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도 인요한 혁신위의 혁신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본다"고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기현 지도부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고 이만희 사무총장이 오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대화 주제는 민생 정책, 예산, 무역·수출, 부산 지역개발사업 등이었다고 하지만, 이 총장은 "오찬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혁신위발 파문으로 흔들리는 김기현 지도부에 윤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및 2기 출범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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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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