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암컷' 발언으로 여성 혐오 논란을 촉발한 데 이어 최 전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당 일각에서 나오자, 최 전 의원과 옹호 세력에 대한 비판 의견이 민주당 내 계파를 불문하고 개진되고 있다.
비(非)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암컷' 논란에 대해 가급적 언급을 안 하려고 했지만, 현재 상황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며 "당내 몇몇 인사들이 일말의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당내 몇몇 인사들'은 유튜브 방송에서 최 전 의원 징계에 대해 불만을 표한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동물농장> 안에서는 그 말(암컷)이 문제가 안 된다"고 말한 민형배 의원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민주당, 총선 공천심사에 '막말'도 반영한다…홍익표 "유튜브 부적절 발언도 문책")
송 의원은 "우리 당의 수준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참담할 따름"이라며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혐오와 막말이 민주당다운 방식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설치는 암컷'이 김건희 여사를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는데, 김건희 여사에겐 설치는 암컷이라 해도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게 맞느냐"며 "보수 언론의 프레임이라고도 한다. 그렇지 않다. 김건희 여사 한 사람만을 지칭했을지라도 여성들이 느끼는 모욕과 공분을 공감하고 대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반성도 성찰도 없었기 때문에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깨닫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친(親)이재명계 정성호 의원도 "말은 입에서 나온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다.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내가 무슨 의미로 말했냐보다는 듣는 사람들이 무슨 의미로 받아들였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정치인의 말은 무거워야 한다. 삼사일언(三思一言. 3번 생각하고 1번 말하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親)이낙연계 출신인 오영환 의원도 전날 의원총회 자유발언을 통해 "청년 비하 논란에 이은 심각한 여성 비하 발언은 우리가 추구해온 관철해온 철학과 인권 평등의 가치 이런 것을 완전히 무너뜨려버린 것 아니냐"며 "지도부가 빠르게 사과하고 징계하면 뭐하나. 당사자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반성도 사과도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남 전 부원장은 이날 당 지도부가 징계를 예고한 뒤 즉각 직에서 물러나고 사과 입장을 표명했지만, 논란을 촉발한 최 전 의원은 지난 22일 당원권 정지 6개월의 비상 징계를 받은 후 이틀 넘도록 자신의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전 의원이 당에 입장을 전한 게 없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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