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의 여성 폄하 발언에 민주당 내에서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 전 의원의 과거 'XX이' 발언에 징계 처분을 내린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강욱 씨를 이제는 떠나 보낼 시간"이라며 "성범죄, 성차별적 발언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원내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상식'은 "민주당 도덕불감증의 결과"라며 당 지도부에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XX이' 발언으로도 모자라 "암컷이 설쳐"까지, 우리당 국회의원이었던 최강욱 씨를 이제는 떠나 보낼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해만 끼칠 뿐 우리당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최강욱 씨는 진작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받고 불복해 재심 신청을 했지만 1년이 넘도록 재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어 "함께 자리하며 웃었던 민형배, 김용민 의원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며 "국민 앞에 고개숙여 사과하고 적절한 징계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지은 죄가 있는 우리 당" 즉 민주당은"성범죄, 성차별적 발언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가까워서만이 아니다. 부당한 인식에 피해를 받는 시민과 함께 맞서는 것이 우리 당이 지켜야할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등 당내 비주류 의원들로 구성된 '원칙과상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최 전 의원의 막말과 현장에서 누구도 제지하지 못했던 우리 의원들의 모습은 우리당의 도덕성 상실과 성인지 감수성의 후퇴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제는 민주당의 도덕성 상실이 당의 시스템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라며 "최강욱 전 의원은 작년 6 월 ' ㅉㅉ이 ' 발언에 대한 당의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당 윤리심판원은 최 전 의원이 의원직을 박탈당한 지금까지도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조정식 사무총장은 최강욱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선우 당 대변인이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강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앞으로 국민 여러분이나 실망이나 상처를 줄 언행에 대해 각별히 유의하겠다"며 "관련해서 마음을 무겁게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최 전 의원 발언에 웃으며 동조했던 민 의원, 김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징계 청구 등 후속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강 대변인은 "아침에 (조 사무총장의) 문자 공지가 지금까지는 전부"라며 "여러 가지 발언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거나, 불편을 느낄 발언에 대해서는 자중해야 한다는 것이 지도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즉 21일 오후 현재까지는 징계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
'원칙과상식'은 이에 대해 "XX이' 발언 이후 한없이 지체된 (최 전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징계 유보 행태를 보면 진정성 있는 경고로 보이지 않는다"며 "총선을 앞두고 설화를 빨리 정리하려는 다급함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당 윤리심판원은 최 전 의원 징계 재심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암컷'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전 의원으로서 엄중한 징계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대며 "암컷이 설친다"는 말을 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현장에 있던 민 의원과 김용민 의원 등은 최 전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
총선기획단을 출범하며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한 민주당은 향후 지도부 차원에서 '막말 경계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8월 열린 의원 워크샵에서 "막말이나 설화에 휩쓸리게 되면 선거에 갈수록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 개별 의원 하나의 실수로 운동장 자체가 기울어질 수 있으니 본인 발언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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