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태봉토성 유적 발굴조사… 마한 역사문화 주요 자료

13일 ‘고창 태봉(예지리)토성’ 현장 공개

전북 고창군과 (재)조선문화유산연구원이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태봉 토성 발굴조사를 진행한다.

고창군에 따르면 문화재청 학술자문회의화 함께 13일 태봉(예지리) 토성 발굴조사 현장을 민간에 공개한다.

태봉 일원은 전북 고창군 고수면 예지리와 아산면 중월리·봉덕리 일원에 걸쳐 있고 이 일대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사적)과 만동유적(도기념물) 등 삼한과 삼국시대를 잇는 마한, 백제 유적들이 밀집 분포한다.

▲태봉 토성 정상부 전경ⓒ고창군

태봉 토성은 문헌 기록과 전설 등으로 인해 마한 토성으로 알려졌고 지난 2019~2020년 지표조사와 표본·시굴조사를 통해 지상건물지, 도랑유구, 토루 등의 흔적이 확인된 바 있다.

이에 이번 발굴조사는 이전조사의 연장선에서 진행됐는데 조사 결과 마한 모로비리국의 의례와 관련된 환구(環溝)와 목책(木柵), 제의(祭儀) 유구 등이 확인됐고, 토루는 연질토기편이 포함된 성토층과 기단석렬, 판축시설, 수구(水口) 등 마한~고려시대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태봉 정상부에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매달아 의례행위를 한 곳인 입대목현령고(立大木縣鈴鼓)로 추정되는 기둥자리와 그 주위로 입대목 보호시설로 추정되는 목책열(木柵列)이 확인됐다.

또한 도랑 형태의 환구가 정상부를 감싸듯 둘러 있고 내부에서는 의례용 토기인 두형토기(豆形土器)가 출토됐다.

환구는 주변의 고창 죽림리, 익산 영등동 등에서 조사됐는데 태봉 토성에서는 환구와 목책이 한 공간에서 확인됨에 따라 마한의 소도(蘇塗) 가능성 및 마한 민속신앙의 실체를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으며 정상부에는 다수의 기둥 자리들이 확인됐는데, 이 중에는 주위를 살피기 위해 높이 세운 망루(望樓)로 추정되는 곳도 있다.

또한 북쪽 토루 일원의 조사 결과 토성토층과 그 위로 판축기법과 함께 기단석렬, 판축목주(板築木柱: 기둥자리), 수구(水口) 등이 확인되어 삼국(마한)~고려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단석렬 밖으로는 판축을 위해 나무 판재를 지지하는 판축목주인 기둥자리들이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이를 통해 판축 단위 및 구간 별 축조양상을 파악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태봉 토성은 삼한(마한)시대에 쌓았다는 기록이 있어 축조 세력과 배경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조사에서 고창 ‘모로비리국’의 실체와 토성의 축조방식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어 앞으로 고창의 마한 역사·문화를 밝히기 위한 체계적인 조사와 정비·활용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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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관

전북취재본부 박용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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