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서울 확장론'에 맞불…"경기북도에 2754억 투입하겠다"

'경기침체' 속 돈 묶는 尹정부, 다른행보 나선 김동연 "경기도는 '확장재정'" '

윤석열 정부가 '긴축 재정'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는 다르게 하겠다. 지금은 '확장재정'이 답"이라고 반박하며 내년도 경기도 예산안을 대폭 늘린 '확장재정'을 천명했다. 김 지사는 특히 윤석열 정부를 향해 "미래에 투자한다고 하면서 R&D 예산을 줄였다. 건전재정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경기침체를 강화하고 있다"는 경고도 했다.

김 지사는 9일 경기도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경기도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은 36조 13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3241억 원을 늘렸다. 6.9% 증가한 수치"라며 "2023년 본예산 대비 약 1조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어려운 재정 여건이지만, 2023년 추경 예산의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겠고, 이를 통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확장 재정 정책의 이유로 "경제와 민생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경기침체의 장기화,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제가 어렵고 민생은 고통받고 있다"며 "경제와 민생이 어려울수록 재정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경기침체기에는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를 부양하고, 경기상승기에 재정을 축소해서 균형을 잡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난 추경에 이어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분야 예산을 대폭 삭감한 상황에서 경기도가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겠다"며 '기후테크 기업지원' 등 경기 RE100 추진에 1018억 원, '기후대응기금' 신설에 251억 원 등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청년기회정책' 확대 추진에 1670억 원 등 청년세대에 3423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과 직결되는 예산인 지역화폐 예산도 전년도 대비 5.5% 증가했다. 내년에는 총 3조2000억 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예산 항목 자체를 아예 없애버린 바 있다.

김 지사는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4601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판교와 함께 20개의 창업거점에서 300개의 '새싹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1조 원 규모의 G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기회소득'과 '기회 서비스' 관련 예산과 '360도 돌봄' 관련 예산도 확대 편성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2024년도 본예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포 서울 편입론 맞불…"경기북도에 2754억 투입하겠다"

김 지사는 최근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추진키로 한 '경기도 김포 서울 편입' 방안을 겨냥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 방안을 추진한 배경에는 김 지사가 공을 들인 '경기북도 신설' 이슈가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을 둔 김포시가 '경기북도' 추진에 반발하며 '서울 편입론'에 불을 지핀 것이다. 이를 국민의힘 중앙당이 받아들이면서 '김동연 견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발전은 지난 30년 이상, 역대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국가운영 기본방향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도한 서울 집중이다. 문제 해결을 통해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두고 "서울 확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그리고 이제까지 대한민국이 갔던 방향과 가치에 맞는 길"이라며 "반면 지금 서울 확장 주장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 30년 이상 끌고 온 대한민국의 가치와 정책 방향을 완전히 뒤집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오랫동안 검토와 분석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해온 경기도와는 다르게, 의견 수렴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이야기"라며 "이것을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바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목표 하에 추진하는 것이다. 그동안 선거를 위한 구호에 그쳤지만, 지금 경기도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추진하고 있다"며 "겹겹이 옭아매고 있는 규제를 풀고, 과감한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경기북부 대개발'에 2754억 원을 투입할 것임을 밝혔다.

이날 경기도의회는 찬성96%(재석의원 82명 중 찬성 79, 반대 1, 기권 2)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주민투표 실시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尹정부 경제 기조 비판 "농부가 농사지을 씨앗을 없애는 격…경기침체 우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중앙정부에서 30년 이상 경제 및 예산을 다뤄온 김 지사는 "지금의 '긴축재정'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세수가 줄어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지난주 발표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그 규모는 2005년 이후 20년 내 최저인 2.8% 증가에 그쳤다. 소비자물가상승률 3.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특히 "IMF 외환위기, 팬데믹 상황에서도 줄이지 않았던 국가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한두 푼도 아니고 무려 16.6%이고 돈으로는 5조2000억 원이나 삭감했다. 농부가 농사지을 씨앗을 없애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금 중앙정부는 건전재정을 얘기하고 있지만 저는 이것은 일종의 위장이라고 생각한다. 건전재정이 아니라 축소재정, 또는 긴축재정이라고 표현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민간 소비와 투자 그리고 순수출까지 축소 균형 내지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우리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부분은 재정"이라며 "만약에 내년도에 지금과 같은 긴축재정으로 간다면 경기침체가 보다 장기화되거나 더 가속화가 돼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잃으면서 국민의 세금 수입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지사는 "생각해 보라. 경기가 침체 되는데 부가세, 법인세, 소득세가 늘어나겠느냐. 지금과 같은 긴축재정을 통해서 건전재정을 한다고 하는 것은 첫째로는 재정의 내용을 모르는 무능력이거나, 둘째로는 알면서도 '지난 정부와 다르게 하겠다'고 하는 것 같은 어떤 이념적 주장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중앙정부의 내년 예산을 2.8%에서 최소한 경기도 수준인 6.9%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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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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