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유재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나는 민주공화국에서 살고 싶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우리나라 헌법 제1조를 의심하지 않는다.

허나 작금의 현실은 국가의 주체인 국민의 존엄과 권리는 약화되고 있다.

더불어 외부의 안전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인간적 삶을 살게 할 보편적 복지국가는 요원해 보인다. 구멍 난 대한민국 호(號)에서 뛰어 내릴 수 없으니 스스로 구멍을 메우거나 구멍 낸 자들을 몰아내야겠다.

나라를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나면 '천공의 유튜브'를 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그분께서 믿는다는 스승은 진짜 영험한 도사일까? 아니면 도둑놈 도자에 사기꾼 사자일까? 궁금하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부여되지 않은 유일한 능력인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가질 수는 없다. 그럼에도 1퍼센트의 가능성과 우연에 빠져드는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우연은 우연일 뿐이다. 그 시장은 오늘도 존재하는 현재진행형이다. 보통의 상식으로 생각하는 미래를 진취적 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가 엄마 품에 의존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통계에 조작되고 싶어지는 미성숙 형 인간이 되는 것이다.

어느 날 관상에 관한 영상을 알고리즘을 타고 가다보니 솔깃한 얘기들과 만난다.

대통령이 되려면 치아가 서른여덟 개여야 하고 약지의 길이가 중지의 길이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런 특징을 가진 사람이라면 생각과 포부를 키워볼 일이다.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 놓고도 믿음이 생기는데 말이다.

상식적으로 관상이란 이목구비의 대칭이 바르고 조화로우면 될 것이다. 잘 생겼느냐가 아니라 모두가 다르게 생겼다는 건 축복이다.

그러나 망상을 품게 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점괘를 찾아 나서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하기도 하고 더러는 베게 안에 부적을 넣거나 손바닥에 왕자를 쓰기도 한다.

굿이나 부적의 가격이 비쌀수록 영험함이 크다고 한다.

결국 자기성찰과 국민의 마음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없이 좋은 통치자가 될 리는 만무하다.

오늘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은 사라지고 왕이 통치하는 폭정과 무능으로 얼룩진 오욕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마도 야만의 시대를 끝내려면 감옥이 넘쳐나야 될 것 같다. 혹여 시대의 청탁이 들어오면 달게 받아야겠다.

여름날 비가 내리고 나면 지렁이가 땅 위로 나와 맹렬한 몸놀림을 해댄다. 장대비 빗줄기를 따라 용이 되어 승천하려는 강렬한 욕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용이 되려는 미망은 햇살이 강해지면서 힘들어 진다. 하늘로 오르기는커녕 숨을 곳조차 찾지 못해 서서히 말라 죽는다.

어느 날은 비바람으로 몰아치고 또 어느 날은 햇살로 다가서는 국민의 마음을 천심이라 한다. 천심의 자비는 짧고 채찍은 가혹함을 역사가 웅변하고 있다.

▲유재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전 경기도 일자리본부 상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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