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 사면한 이호진, 두달만에 또 '비리'…野 "한동훈, 입이 있으면 말해보라"

'황제 보석' 등으로 尹대통령 사면 대상에 오를 때부터 논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수십 억 원의 배임,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이 회장을 특별사면한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은 지 2개월 여만에 다시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면권을 이용해 비리 기업인들에게 면죄부를 남발하더니 결국 더욱 열심히 배임과 횡령을 하라고 풀어준 꼴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직원들의 계좌로 허위 급여를 입금하고 빼돌리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배임·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흥국생명 빌딩내 태광그룹 계열사와 이 회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8.15 특별사면을 받았던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사면장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또다시 범죄혐의로 경찰의 강제수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배임과 횡령이 윤석열 정권이 말하는 경제를 살리는 길인가. 한동훈 장관은 입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더욱이 윤석열 정권은 이노공 법무부 차관의 남편이 태광그룹 임원이라는 논란에도 기어코 이호진 회장을 사면해 줬다. 그 결과가 배임과 횡령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사면심사위원회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태광 이호진 회장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는지 밝히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은 법의 엄정한 심판에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동종 범죄를 다시 저지르는 자를 사면해 준 잘못과 책임을 시인해야 한다. 특히, 사면심사위를 이끌며 실무적인 검토를 다 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8.15 특별사면이 잘못되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별사면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으로 법무부 등이 사면 대상자를 검증한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지난 8월 14일 정치인과 경제인을 포함한 2176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발표했다. 당시 한 장관은 특별사면 배경에 대해 "사회 통합과 국력 집중을 통해 경제 살리기의 전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사면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200억 원대 회삿돈 횡령 등으로 징역 3년, 조세포탈로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바 있다. 이 회장은 보석기간 동안 술집에 드나드는 등 '황제보석'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당시 이 전 회장 사면 이유에 대해 "피해 회복을 많이 했고, 모친이 (범행을) 주도한 면이 있었고 (모친이) 교정시설에서 수감 중에 사망한 일이 있었다. 본인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했다. 경제발전에도 기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회장과 함께 사면된 정치인으로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있다. 김 전 청장은 사면된지 두달여 만에 강서구청장 선거에 뛰어들었으나 패배했다.

한편,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차관의 남편이 태광그룹 임원이라는 지적에 대해 "사면심사위 심사에서 회피하였고, (이 전 회장 사면 논의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 입법 예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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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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