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수습책'에 이언주 "배가 산으로 갔는데, 산에 물 붓고 있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수도권 중도층이 아니라 영남 지지층의 민심이 떠나는 중"이라고 경고했다.

이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보궐선거 끝나고 며칠전부터 영남지역을 돌아보며 사람들을 만나보는 중"이라며 "당 관계자가 아닌 일반 대중들을 주로 만났다. 경북 대구는 '이대로 안된다. 정신차려라'가 제일 많았고 좀 정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정도로 지지를 못 받는지 몰랐다. 충격이다. 어째야 하냐'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부산 경남은 보선 후 '실망이다 어렵겠다'부터 '이대로 안된다. 보수의 대안이 필요하다'며 기대를 버리고 희망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상태면 지지층이나 당원들의 민심이반이 진행될 듯하다. 이제 수도권중도층이 아니라 영남 지지층의 민심이 떠나는 중이다.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은 그대로 계시다. 당분간 민심을 살피는 행보를 지속하며 내가 가야할 길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앞서 올린 글에서도 김기현 체제 유지를 골자로 한 국민의힘의 '수습론'에 대해 "배가 산으로 갔으면 배를 다시 바다로, 강으로 끌고 내려와야지, 산에 물을 붓는다고 해결될 일인가? 근본원인이 뭔지 다 알면서 애써 무시하며 땜질해 봐야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괜한 미련과 시간 낭비로 더 상처만 깊어질 것이 뻔하다.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스스로 자기 잘못을 성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꼬인 매듭이 풀리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나는 시종일관 얘기했다. 국민의힘은 첫단추를 잘못 꿰었다. 보수를 궤멸시킨 장본인을 옹위할 때부터, 당에 대한 애정도, 보수철학이나 국민과 정치에 대한 진지함도 찾아보기 힘든데도 검찰이란 칼에 '차도살인' 운운하며 모든 권력을, 당의 운명을 맡길 때부터 잘못했던 것이다. 부족해도 스스로의 힘으로 전진했어야 했다. 국민들에게 진실했어야 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이 전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은, 이 난맥상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건지를 인정하고 윤석열대통령과 담판을 지어 변화가 없다면 그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내년 총선 폭망하면 어차피 서로 볼일 없는데 정치생명 걸고말고가 무슨 상관인가? 이런 무책임한 답변에 다들 그냥 넘어갔단 말인가? 이런 대참패를 당하고도 대통령의 책임은 고사하고 아무런 반성조차 없으니 국민들이 어찌 생각할까"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이번 보궐의 민심은 한마디로 '국민을 우습게 생각해? 우리의 힘을 보여주마'였다. 그런데 그 회초리를 맞고도 민심을 우습게 생각하니 선거 당시보다 민심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미 이들의 형편없는 실력, 진정성과 변화의지 부재가 드러난만큼 이들과 더이상 아웅다웅할 필요조차 없다. 아직은 국민의힘에 마지막 희망을 버리진 않겠지만 솔직히 큰 기대는 않는다. 이들이 보수의 가치를 대변한다고도, 중도확장성이 있다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제는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 희망을 찾는 길을 떠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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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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