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 유기한 정유정(23)이 재판에서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18일 오전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정유정 측 변호인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 언급한 '계획 범죄가 아니다'라는 말은 철회한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50분쯤 과외 앱을 통해 알게된 피해자 A(26·여) 씨의 집을 방문해 미리 준비한 흉기로 A 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범행 후 미리 준비한 흉기로 A 씨의 사체를 훼손했고 사체 일부를 양산시 소재 공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같은 정유정 범행의 동선, 대상 물색 방법, 준비·실행 과정 등을 종합하면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 살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정유정이 중고거래 앱을 통해 알게된 20대 여성과 10대 남성을 유인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도 드러나게 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살인예비 혐의로 정유정을 추가 송치한 바 있다.
두 번의 공판준비기일을 거치면서 정유정 측은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었다"고 부인했으나 첫 공판에서는 이를 번복하고 인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날 재판부는 최근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보고 범행을 계획한 사실이 알려진 것을 언급하며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김태업 부장판사는 정유정 사건 보도에 대해 "신림동 강간 살인사건 이후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며 "이 사건(정유정)도 그런식으로 된다면 공개 재판의 의미가 없다"고 우려하며 향후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면 비공개 재판도 검토할 의사를 밝혔다.
한편 정유정의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6일 부산지법 354호 법정에서 정유정의 할아버지에 대한 증인신문과 함께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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