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과거로 끌고가나"…민주당, 신원식‧유인촌 지명 철회 촉구

이종섭 탄핵 여부는 결론 못 내…"탄핵소추 법리적으로 가능" vs "'안보 공백' 역풍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2차 개각에 대해 "국민의 뜻을 외면한 퇴행적 개각"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윤 대통령이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을 새로 지명한 것과 관련해 "국민이 요구하는 건 고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과 잼버리 파행 책임을 지고 국정쇄신용 개각을 단행하란 것이었다"며 "대한민국을 어두운 과거로 되돌려 끌고 가겠단 게 아니라면 이번 인사는 철회하는 게 옳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대결과 갈등을 부추기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 후보자는 극우집회 참석하고 극단적 주장 펼쳤던 편향된 인사"라며 "우리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궁극적으로 군 전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16년 촛불혁명을 '반역'이라고 말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선 정상적 사고로는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특히 12.12 군사 쿠데타를 '나라를 구한 것'이라고 하고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이라 한다. 이미 역사적 평가와 헌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실조차 부정하는 위험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권력의 부활, 하나회의 부활이란 국민 분노가 크다. 이 역사관에 윤석열 대통령은 동의하는 건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는 "MB(이명박) 정부 때 입맛에 맞지 않는 공공기관장 사퇴를 압박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언론사 기자들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인재 풀을 넓혀야 한다. 18개 부처 가운데 적어도 13개 장차관이 MB 정부 인사라고 한다. 'MB 정부 시즌2', '도로 이명박'이란 자조 섞인 비판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대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한편 이종섭 현 국방장관 탄핵 추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다음날 오전 열리는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탄핵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으나 같은 날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논의를 보류한 바 있다. 이에 이날 의원총회에서 재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선거법 관련 논의가 길어지면서 탄핵과 관련한 토론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이 장관 탄핵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탄핵 찬성파는 윤 대통령이 이 장관 후임으로 지명된 신 지명자 인사청문회 이후까지 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탄핵 소추가 법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대통령실이 이 장관의 교체가 '경질'이 아니라고 밝혔으므로 국회 차원에서라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탄핵 반대파는 국회 국방위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미 본인이 사퇴 의사를 밝힌 마당에 탄핵을 하는 것은 실익이 없고, 오히려 북‧러 정상회담 등 정세를 고려하면 안보 공백으로 인한 역풍이 우려된다는 취지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두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오는 15일 오전에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한) 결론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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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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