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 시달리던 초등교사, 또 숨져…지난 9일간 벌써 4명

악성민원·아동학대 고소로 정신과 진료

대전 소재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대전유성경찰서, 대전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40대 초등교사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다친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7일 결국 숨졌다.

고인은 악성민원 등으로 인한 오랜 스트레스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교사노조 측은 이날 고인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A씨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유족의 언급이 있었다"며 "(고인은) 오랜 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이) 최근 서이초 사건을 접하고 과거 일이 떠올라 많이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 사망으로 지난 7월 '서이초 사태' 이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교사는 지난 9일간 벌써 4명에 이르렀다.

지난 3일엔 경기 용인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지난달 31일엔 서울 양천구와 전북 군산시의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모두 교사를 탓하는 학부모 민원 등 교육활동침해 사건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이 지난 5일 발표한 '2023 교사 직무관련 마음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3505명의 참여자 중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 있다'는 교사의 응답은 16%에 달했다.

같은 조사에서 전체 교사의 4.5%는 극단 선택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답했고, 63.2%는 우울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 '서이초 사태'로 사망한 교사의 49재 날이었던 지난 4일엔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의 교사들이 서울 국회 앞에 모여 "아동복지법 개정 등 교권보호 합의안 의결"을 국회에 요구했지만, 지난 7일 국회 교육위 상임위원회에선 교권회복 4법의 합의가 불발됐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열린 고(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 ⓒ프레시안(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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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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