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의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중앙정부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전라북도에 대해 잼버리 대회가 끝나면 책임 소재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라북도와 여성가족부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잼버리에서 일어난 일들은 국격 훼손의 우려가 있는 데다 국민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됐기에 어떻게든 상황부터 잘 수습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잼버리 기간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수많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지난 일주일 '정부가 열흘만 정신차려도 됐을 것이다', '사고는 중앙정부가 치고 수습은 지자체가 한다'며 모든 책임을 대통령과 정부에 몰아가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입이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고 민주당은 사고 친 당사자는 제쳐두고 수습에 애쓰는 중앙정부에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윤석열 정부 흔들기에만 매진하고 있다"며 "'잼버리로 부산 엑스포 유치가 무산됐다'는 망언은 얼마나 윤석열 정부를 흔들기 위해 나라가 안 되기를 바라는지 속내를 투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강조하는 책임 소재는 잼버리가 막을 내리는대로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근본적으로 국제행사를 유치한 지방자치단체가 행사 준비는 뒷전으로 하고,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사실상 전라북도를 겨냥하며 "지방자치를 강조하다 일이 잘못되면 중앙정부를 공격하는 정치권의 태도도 바꿔야 한다. 이번 잼버리 사태가 반면교사가 돼 지방자치가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잼버리 국정조사 추진을 검토하는 데 대해 "국정조사 문제는 아직 공식 제안받은 바 없다"며 "제안 받으면 판단하겠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진상을 밝힐 수 있는 수단이 우선"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부터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북지사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여부를 철저히 챙겨볼 것(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중앙정부는 예산 지원, 행정, 규제, 도로망 같은 것을 해주고 행사 자체는 지자체가 주관하는 것(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등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전라북도에 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관련기사 : "전북지사 뭐 했나" 국민의힘, '잼버리 파행' 정부 책임론에 반격)
반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잼버리가 내일 폐영하는데 행정 논란이 계속되며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 스탠스로 보면 전라북도와 여성가족부에 책임전가를 시도하고 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이어 "세계적, 국가적 행사인데 정부부처와 지자체를 모두 포함한 잼버리 국정조사를 제안하는 것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또한 국제 행사 파행(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무능 3인방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를 총괄해야 하는 한덕수 총리, 궁극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관련해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지 않는 태도는 여전하다"며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선다며 검찰 소환을 정치 수사, 국가폭력이라고 규정했다. 사법리스크 위기에 빠질 때마다 정권 탓, 검찰 탓하는 태도야말로 민주주의의 위기와 정치 불신을 가져온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우리 정치 정상화를 막는 가장 위험한 폭력이 팬덤정치 폭력"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허위 진술 종용, 좌표찍기로 법치를 짓밟는 모습이 생생한 예다. 이 대표는 국가폭력이라는 말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기 전에 비리 방탄 행태를 자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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