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싸움 번져 숙박업주 살해한 70대 장기투숙객 구속영장

"선풍기 고쳐주지 않고 반말하며 무시" 진술

장기 투숙 과정에서 감성싸움으로 번져 업주를 살해한 70대 투숙객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숙박 업소 주인을 살해하고 업소 주인의 아내를 폭행한 혐의(살인·폭행)로 A씨(7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11시 35분께 동구 계림동 한 숙박업소에서 주인인 B씨(73)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연합뉴스

그는 범행을 제지하던 B씨의 부인을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해당 숙박업소에서 장기투숙 중이던 A씨는 평소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B씨가 하대하고 무시하는 태도에 불만을 품고 있다가 범행 당일 선풍기 수리 문제로 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당시 음주상태였으며, 여인숙에 일행과 함께 3년 정도 세들어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선풍기가 고장 나 수리해달라고 했지만, 선풍기는 고쳐주지 않고 오히려 반말하며 무시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평소 A씨가 '술을 먹고 자주 소란을 피운다'며 퇴거 요청을 했고, 이와 관련해 잦은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종종 술을 마시고 숙박업소 기물을 부수기도 했는데 해당 선풍기도 A씨가 고장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 투숙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쌓이고 쌓여 발생한 일이지 단순히 선풍기 고장으로 인한 범행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임채민 기자(=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