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의원 "가계대출 299만명 월급 70% 이상 빚 갚느라 생계 허덕"

가계대출을 받은 국민 가운데 8.9%인 175만명은 원리금 상황을 위해 소득의 100%를 빚갚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차주(대출자) 수는 모두 1977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차주 수와 대출 잔액은 각 4만명, 15조5000억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0.2%, 0.8%로 미미했으며 1인당 평균 대출잔액도 3개월 사이 9392만원에서 9334만원으로 0.6%(58만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3%로 추산됐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에 지난해 4분기(40.6%) 40%대로 올라선 뒤 내려오지 않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즉 1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자들은 평균 연 소득의 40% 정도를 금융기관에서 진 빚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DSR이 100% 이상인 차주도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175만명(1977만명 중 8.9%)에 이르는 가계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과 같거나 소득보다 많다는 의미로 이 비중은 2020년 3분기(7.6%) 이후 2년 6개월 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

DSR이 70% 이상, 100% 미만인 대출자(6.3%·124만명)까지 더하면 DSR 70% 이상 대출자 수는 299만명(15.2%)까지 불어난다.

일반적으로 DSR이 70% 정도면 최저 생계비만을 빼고 거의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으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은 간주하고 있다. 결국 현재 거의 300만명의 대출자가 원리금 부담 탓에 생계에 곤란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양경숙 의원의 설명이다.

차주 수가 아닌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DSR 70% 이상인 가계대출의 비중이 1분기 말 현재 41.4%(70∼100% 12.2%+100% 이상 29.2%)에 이른다.

양경숙 의원은 "코로나19로 3년을 거치면서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와 생활고 등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난 데다 2021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금리 상승도 이어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결과"라며 "이런 대출 상환 부담은 연체율 상승으로 나타나 금융 불안을 키울 뿐 아니라, 수출이 부진한 상태에서 민간 소비 회복까지 막아 결국 실물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어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과 정부·감독 당국의 신규 연체채권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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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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