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릴레이 단식

윤재갑 이어 우원식·이정미도…이재명 "몸 상한다" 禹 단식 만류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야권 정치인들의 단식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단식 7일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의원은 오는 27일 단식 해제를 예고했지만, 민주당 4선 중진인 우원식 의원이 이날부터 윤 의원의 뒤를 이어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이날부터 일본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한 사람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두고보지 않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재검토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그리고 일본이 방류를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윤 의원과 우 의원의 연좌하고 있는 국회 앞 농상장을 찾아 우 의원의 단식을 만류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우리 우 의원님은 단식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자 우 의원은 웃으며 "시작했는데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어딨나"라고 했고, 이 대표는 그의 손을 잡으며 "단식을 하시면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전에 천정배 전 의원이 이 자리에서 단식을 해서 평생 건강을 회복 못 하고 있다"고 재차 만류했다.

이 대표는 윤 의원에게도 "건강을 잘 지키셔야 한다. 그래야 싸우든지 말든지 한다"며 위로를 건넸다. 이 대표는 "단식을 하시더라도 물이라도 많이 드시고 소금 잘 챙겨 드시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좋은데, 지나치게 해가지고 몸 상하지 않도록 잘…(해달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에 "우원식 의원이 오셨기 때문에, 내일 지역에서 지지자들이 오고 난 다음에 우 의원 권유를 받아서 (단식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염수 문제가 좀 가닥을 잡아야 할 텐데 개선되는건 없고 점점 (방류) 시기만 다가온다"고 우려하며 "(방류 저지) 노력을 해도 될까 말까인데 우리가 노력하는 것을 폄하하고 오히려 공격을 하니까 이해하기 어렵다"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그는 "절대적으로 정해진 일이 아니고 노력하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노력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며 "태평양 연안국가에 공동대응을 하자고 (민주당이) 서한을 보냈는데 그걸 정부에서 항의했다는 얘기를 듣고 당황스럽더라. 공공외교·민간외교까지 권장해야 할 판에 '왜 외교문제를 야당이 언급하냐'고 했다는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방류에) 반대할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당이 일을 해야지 야당 발목잡기만 하고 있다. '야당의 야당'이 여당이냐"며 "2021년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결의안을 낼 때는 반대하다가 지금은 '반대를 반대'하고 있다"고 거듭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방사성 물질은 기존 오염물질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기존 오염물질은 (잔류) 시한이 짧아서 금방 사라지고 그 사이에만 희석하면 되지만, (방사능 오염수는) 이런 사라지는 물질이 아니고 축적되는 것"이라며 "농도가 떨어졌다고 안전해졌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에 우리가 환경 개념이 떨어질 때 공장폐수 농도 규제를 그렇게 했다. 총량 규제를 안 하고 '농도가 얼마 이하면 괜찮다'고 하니까 물에 섞어서 버렸던 시절이 있다"고 비유했다.

이 대표는 "제일 한심한 건, 일본 당국도 '마시면 안 된다', '피폭 위험이 있다', '일부러 피폭될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데 '먹어도 괜찮다'(라고 하는 것)"라고 꼬집었다.

천일염 사재기 논란에 대해 그는 "한 달쯤 전에 동네 가정주부가 제 아내에게 (소금을) 사놓으라고 했다고 하더라"라며 "나중에 세월이 지난 다음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의 소금과 그 전의 소금이 가격차가 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민은 현장에서 위험성을 인식하는데 '안전하다'고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본관 앞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농성장을 방문, 단식 중인 윤재갑·우원식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주한 일본대사관 엎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후쿠시마 핵오염수 무단투기 저지를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덕수 총리와 여당 정치인들은 연일 '오염수를 마실수 있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안전이 검증돼서 바다에 희석되면 영향이 미미하다'고 한다. 기가 막힌다"며 "대표부터 당원까지, 온 정의당이 우리 모두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핵폐기물은 자국 처리가 원칙"이라며 "일본 정부는 핵오염수 투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해양 투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의 이윤을 위해 엄청난 기회비용을 세계 시민들에게 떠넘기려는 놀부 심보"라고 일본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의 거짓말에 우리 정부가 장단 맞추는 행위를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며 "'일본 앵무새'같은 우리 정부의 거짓말이야말로 괴담"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있다"며 "만약 우리가 일본의 야당, 시민사회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다면 일본 여론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고 일본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 정의당의 이번 단식농성은 그 여론을 모아내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정의당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일본 원정투쟁단 보고회에서 방사능표시가 된 물고기 사진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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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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