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말 한마디에 180도 바뀐 교육부의 '킬러문항' 입장

장상윤 교육차관 "교육과정 벗어났다기보다 변별력 위한 것" → "공교육에서 안 다룬 문제"

윤석열 정부의 사교육 대응을 지휘 중인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이른바 킬러 문항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 출석해 한 발언에서는 '킬러문항은 교육과정 안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문제 없다고 하더니,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 발언 이후에는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문제로 사교육 의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입장을 180도 바꾼 것.

장 차관은 지난 22일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주재하며 "그동안 수능 출제 당국은 손쉽게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문제들, 소위 킬러 문항을 만들어냈고, 이를 수능을 전문으로 하는 일부 대형 입시학원들이 교묘히 이용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피해를 주어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6일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킬러문항 출제를 금지하는 취지의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논의할 때 장 차관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해당 개정안의 대표 발의자인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당시 장 차관에게 "대부분 수능의 경우에는 킬러문항 때문에 난이도의 강도가 확 높아졌다"며 "학교에서 안 배운 거, 교육과정에서 안 배운 게 수능 문제로 나오니까 그걸 학교에서 못하게 하니까 애들이 사교육으로 갈 수 밖에 없고, 이게 결국은 수능에서 교육과정 바깥에서 문제를 출제하는 걸 엄격하게 관리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장 차관은 "큰 문제 인식은 저희도 동의한다"면서도 "말씀하신 킬러문항 같은 경우에는 사실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난이도 조절 내지는 변별력을 위해 가지고…(출제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내에서도 킬러문항을 소재로 한 정부의 '사교육 이권 카르텔' 공격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부 방침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사교육 관련 당정협의회 결과를 설명하며 "최근 3년치 수능과 6월 모의평가를 분석해 킬러문항 예시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현재 문제되는 수능 대형 학원의 사교육 카르텔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교육시장 공급자인 일부 강사들 연 수입이 100억 원, 200억 원 가는것이 공정한 시장가격이라고 볼 수 없지 않나"라며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면서 그 피해를 바탕으로 초과이익을 취하는 것은 범죄이고 사회악"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 '연수입 100억 강사'에 국민의힘 "사업가도 아닌 노동자인데? 잘못된 시장")

반면 안철수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수능 난이도 관련 발언에 대해 "지금 현재 고3들 그리고 또 학부모님들이 걱정이 많다"며 "지금까지 고3들은 지난 몇 년 동안 현행 제도에 맞춰서 준비를 해온 분들이다. 이분들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정부에서는 문제점을 인식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관련기사 : 안철수, 尹 수능 발언 논란에 "분당 고3·학부모 걱정 태산")

하태경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교육 중에서 인터넷 강의는 대한민국 사교육비를 엄청나게 낮췄다. 그래서 인터넷 일타강사를 비하하고 죄악시하는 것은 그래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인터넷 일타강사들한테는 오히려 감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교육은 악마고 사교육은 좌파고 색깔로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문제의 본질은 결국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것 아닌가. 정상화이기 때문에 자꾸 진영논리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꾸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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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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