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데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 대표는 사과부터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자신의 불법과 비리를 여전히 정치 탄압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언급하며 쇄신의 모습, 개혁적 모습을 연출하려 애썼지만 먼저 사과부터 했어야 옳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선거 당시에 공약해 놓고도 안 지킨 것에 대해 최소한 사과는 했어야 마땅하다"며 "특권의 보호를 받고자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고 특권을 정치 생명줄처럼 부여잡은 자신의 과거부터 반성하고 사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번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이 여러 차례 보여줬던 공수표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 구체적으로 약속을 어떻게 실천한 것인지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따라서, 그 절차 내에서 행동하겠다는 말씀은 기존에 하셨던 말씀보다는 좋은 얘기 아닌가 싶지만, 그걸 어떻게 실천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대한민국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형사·사법 시스템 내에서 자기 방어를 하시면 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또 이 대표의 연설 내용에 대해 "대부분을 윤석열 정부 비판으로 채웠다"며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폭등, 전월세 대란, 일자리 증발….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민주당 정권인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이지 몰염치하다"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거대 의석의 민주당이 새 정부 국정운영에 통 크게 협조 한 번 한 적 있나"라며 "자당의 행태에 대한 반성 없이 현 대통령 탓, 현 정부 탓으로 채운 이 대표의 연설은 두고두고 내로남불의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장외 집회에도 공세를 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핵폐수'로 불러야겠다며 자극적 표현으로 국민들에게 먹거리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며 "국민의 불안을 일부러 조장하고 부채질해 총선에서 이겨보겠다는 꼼수의 달인 민주당과 이 대표야말로 대한민국에서 퇴출시켜야 할 '핵 오염 정치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국민 불안이 있는 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은 없다. 정부도 거듭 그 입장을 밝혔다"며 "IAEA 최종 보고서와 시찰단 검증 결과 등 과학적 근거에 따른 글로벌 스탠다드 준수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고 우리 당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키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는 관심이 없고 제2의 광우병 파동을 일으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만 혈안"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수산업이 풍비박산 나고 어민과 수산업 종사 상인의 생계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괴담이 퍼질수록 우리 국민만 피해를 본다는 것이 광우병 괴담과 사드 전자파 괴담의 교훈"이라며 "국민 여러분은 민주당의 괴담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정부를 믿고 따라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공정한 수능의 의지를 담은 지극히 타당한 대통령의 발언을 교육부가 국민에게 잘못 전달하면서 혼란을 자초한 것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난이도 발언에서 비롯된 논란의 책임을 교육부에 돌렸다.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말한 당국자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인가'라는 질문에 "이 장관 개인이 아니라 교육부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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