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득 양극화 더 커졌다…최상위 소득, 최하위 소득 10배

1분위 월소득 3.2% 증가 vs 5분위 소득 6.0% 증가

올해 1분기 들어 한국 가계의 소득 편차가 더 커졌다. 최상위 계층의 소득이 최하위 계층 소득의 10배가 넘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소득 1분위(최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7만6000원이었다. 이는 전년동분기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최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동분기대비 6.0% 증가한 1148만3000원이었다.

최상위계층 소득 증가율(6.0%)이 최하위 계층 증가율(3.2%)의 두 배 가까웠다. 작년보다 가구 소득 양극화 기울기가 더 가팔라졌다.

이에 따라 최상위계층의 월소득은 최하위계층 소득의 10.7배에 달할 정도로 불어났다.

소득 최하위 가구는 적자, 고소득 가구는 여유자금 넘쳐

저소득가구일수록 생활 여유 자금도 더 적었다. 올해 1분기 1분위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전년동분기대비 1.3% 증가한 85만8000원이었다. 반면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전년동분기대비 4.7% 증가한 886만9000원이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세금, 사회보장부담금 등과 기타 다른 가구로 이전하는 소득 등의 비소비지출을 뺀 나머지 소득이다. 가구가 실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4배 수준에 달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진 셈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1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31만9000원이었다. 전년동분기대비 13.7% 증가했다. 5분위가구의 소비지출액은 512만5000원이었다. 17.7%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위 가구의 가계부는 적자였다. 소득(107만6000원)에 비해 지출(153만6000원)이 컸다. 반면 5분위 가구는 1148만3000원을 벌어 773만9000원을 지출했다.

1분위 가구와 5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이로써 더 양극화했다. 1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가계부 적자로 인해 153.7%에 달했다. 전년동분기대비 16.7%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5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57.8%에 머물렀다. 전년동분기대비 6.4%포인트 상승했다.

식비, 광열통신비 등 소득과 관계없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소비액의 부담은 저소득층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의 평균소비성향은 고소득층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그 결과 저소득층은 자산 축적 여력이 없어 가난의 굴레에 빠진다. 이 같은 경향이 올해 1분기 들어 더 강해졌다.

ⓒ통계청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주거·수도·광열(23.1%)이었다. 30만5000원이 쓰였다. 이어 식료품·비주류음료(25만1000원, 19.0%), 보건(18만4000원, 13.9%), 음식·숙박(14만4000원, 10.9%), 교통(7만8000원, 5.9%) 순이었다.

반면 5분위 가구 소비지출액에서 주거·수도·광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았다. 5분위가구의 소비지출액을 금액순으로 정리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교통(84만4000원, 16.5%)이었다. 비행기 이용료 등이 포함돼 교통비 비중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음식·숙박(68만7000원, 13.4%), 교육(58만4000원, 11.4%), 식료품·비주류음료(53만8000원, 10.5%), 주거·수도·광열(51만 원, 9.9%) 순이었다.

전체 가구 1분기 월평균 소득 505만4000원

한편 전체 가구의 1분기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분기대비 4.7% 증가했으나,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였다.

개별 소득 구조를 보면, 근로소득이 8.6% 증가했으나 사업소득은 6.8% 감소했고, 이전소득 역시 감소(-0.9%)했다. 이에 따라 경상소득 증가율은 4.3%였다. 경상소득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건 재산소득이다. 18.2% 증가했다.

반면 비경상소득 증가율은 27.8%에 달했다. 비경상소득이란 경조소득, 수령 보험금 등의 소득이다.

즉 비경상소득 위주로, 경상소득에서는 재산소득 위주로 소득이 증가했다. 이 같은 경향이 가계소득 양극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82만2000원이었다. 전년동분기대비 11.5% 증가했다. 물가를 고려하면 실질지출은 6.4% 증가했다.

구성별로 지출액을 나눠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음식·숙박이었다. 이 부문의 전 가구 평균 지출액은 40만4000원이었다.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3%였다.

이어 주거·수도·광열(38만8000원, 13.7%), 식료품·비주류음료(37만7000원, 13.4%), 교통(33만9000원, 12.0%), 보건(24만9000원, 8.8%), 교육(23만9000원, 8.5%) 순이었다.

항목별로 1년 전과 올해의 소비 지출액 증감 현황을 보면, 주거·수도·광열비가 전년동분기대비 11.5% 급증했다. 세부 항목을 나눠 보면 주택유지와 수선비 지출액은 감소(-9.1%)했으나 연료비가 16만 원에 달했으며 증가율이 23.5%에 달했다.

물가상승의 영향은 음식·숙박비 증가세에서도 두드러졌다. 전년동분기대비 증가율이 21.1%에 달했다. 외식 등 식사비(배달음식 포함) 증가율이 20.5%였고 호텔·콘도 등 숙박비 증가율은 33.7%였다.

교통비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해 1분기 들어 21.6% 급증했다. 특히 항공요금 등 기타운송비가 3만2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75.7%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해외여행이 재개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이유로 오락·문화 지출도 전년동분기대비 34.9% 급증한 19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여행 등 단체여행비 증가율이 1081.2%에 달했다.

경기 불황기에 증가한다는 기호식품 소비 성향도 강해졌다. 1분기 주류·담배 지출액은 3만7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7% 증가했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은 전년동분기대비 2.9% 감소했다. 육류(-6.6%), 곡물(-15.1%), 과일 및 과일가공품(-4.2%), 신선수산동물(-6.6%) 소비액이 모두 줄어들었다. 가계의 밥상 차림이 그만큼 더 간소해졌다.

▲2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가구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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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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