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불러 의총 열었지만…혁신안에 '시큰둥'?

'토론 필요' 주장하더니 "특별히 의견 제시 없어"… '혁신 뭉개기' 우려 속 추가 의총도 미정

국민의힘이 23일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혁신안'을 두고 첫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의원들의 시큰둥한 반응 속에 제대로 된 토론조차 이어지지 않았다. 혁신안 수용 여부는커녕 '지금은 대여투쟁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의원들의 인식만 드러냈는데, 혁신 논의가 어물쩍 뭉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총을 열어 윤 위원장으로부터 혁신안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윤 위원장은 혁신안 세부 내용을 언급하는 대신, 지난 10일 1호 혁신안으로 발표한 '사죄문'을 바탕으로 당의 큰 쇄신 줄기에 관해 설명했다고 한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큰 틀의 말이 있었다"며 "그에 대해 의원들이 특별히 문제 제기하거나,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의 의총 참석 여부에 관심이 모였던 이유는 혁신안에 관한 의원들의 의견 수렴과 "혁신안이 필요한 사유에 대해 혁신위원장이 직접 설명해야 의원들 간 토론이 가능하다"는 의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윤 위원장이 의총에 참석하자, 의원들은 "수해 복구에 당력이 집중돼야 한다"는 분위기를 앞세웠다. 인적 쇄신 관련 논의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원장이 개별적인 내용에 대해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는데, 의원들이 질문하지 않았다"고 했다. 추가 의총 개최 여부도 "당 지도부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 수석대변인은 "수해복구,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인선에 대해 집중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당력을 집중해 공세를 이어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해 추가적인 의총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당의 미온적인 반응에 윤 위원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윤 위원장은 의총장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에게 절절하게 호소했다"며 "제대로 탄핵의 강을 건너느냐(하는 것은) 합리적인 보수로 자리잡느냐, 극우정당으로 쇠락해 국민에게 외면받느냐 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의총에서 앞서 당헌·당규 적시를 제안한 '계엄 반성' 사죄문에 관해 주로 이야기했다는 윤 위원장은 "(의원들로부터) 숙의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다"며 "지난 10일 발표 뒤 거의 2주가 지났는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아쉽다. 듣는 입장에서 숙의가 필요하다고 해 제가 더 말을 붙일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애초 이날 오전 의총에서 혁신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윤 위원장의 불참을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으나, 윤 위원장은 '당으로부터 참석하라는 연락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내부 혼란이 불거지자 결국 당은 같은 날 오후 의총을 다시 열었고, 윤 위원장이 참석한 상태에서 이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본회의 직후 다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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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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