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진 30명인데 '건폭'에 50명 걸어…"토끼몰이식 수사"

건설노조 "경찰이 '객관적 수사' 했다? 전혀 아니다"

노동자의날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의 사망에 대해 경찰이 "객관적으로 수사했다"며 '탄압'은 없었다고 밝힌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경찰 수사는 전혀 객관적이지 않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5일 논평을 내고 "최고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이 올해 국가수사본부에 배당된 전체 특진자 510명 중 가장 많은 50명의 특진을 (건설노조 수사에) 걸어두고, 일선 경찰들에게 '보물찾기' 하듯 실적을 올리라고 종용하는 것이 객관적인 수사 상황인가" 따져 물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건설노조 수사와 관련해 "안타까운 자살 사건이 발생했는데 충분히 피해자 진술, 주변 참고인,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했다"며 "강압수사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이 '피해자'라고 본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인력투입 과정에서 집회를 한 사실은 있으나 그로 인해 겁을 먹거나 업무가 방해된 사실은 없다"며 양 씨의 처벌불원서를 써주기도 했다. 하지만 우 본부장은 "저희는 수사 단계에서 객관적인 피해 진술을 확보했고, 그 진술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범죄사실을 소명했다"며 "정상적으로 수사했다"고 강조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 서울 서대문구 국수본에서 열린 전세사기 관련 국수본부장-전국 시도청 수사부장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 본부장은 또 경찰이 특진 등 건폭 분야 수사관에 대대적인 포상을 내려 노조에 대한 수사를 독려하고 있다는 비판에 "(경찰) 수사력이 건폭에만 집중돼 있는 게 아니라 마약, 전세사기 등 여러 기획수사가 스무 가지가 된다"며 "기본적으로 승진 인원이 늘었고 당연히 특진도 전 분야에서 다 늘어났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앞서 '건폭' 특별단속에 성과를 낸 경찰관 50명을 특진시키겠다고 밝혔다. 단일 수사 부문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전세사기 특별단속에 건 특진이 30명, 보이스피싱 수사에는 25명이다. 이들 사건보다 파격적으로 많은 수의 특진을 오직 건설노조 수사에 걸었다. 이때문에 경찰의 '건폭몰이'를 지휘부가 독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건설노조는 고(故) 양회동 씨의 관련 수사를 언급하며 "경찰이 피해사실을 봤다고 수사한 업체들은 이미 경찰 조사 과정에서 '노사합의'라는 점을 밝혔음에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은 객관적인 수사냐"며 "'토끼몰이식' 경찰 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 노조관련 피해 사항 내용을 작성해 배포해 그대로 신고하라고 종용하는 한편, '일단 한 명만 걸려라'는 식의 구체적 혐의내용도 없이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며 국토교통부는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특정 간부의 실명을 거론하고 신고 안내문을 건설현장에 발송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노사협의, 노사합의에 대한 내용은 일체 인정하지 않고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수사하면서 압박해왔다"며 "대표적으로 지난 2020년 부산시의 중재로 합의된 부산건설기계지부의 레미콘지회가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건에 대해서도 강요와 공갈의 혐의를 씌웠고, 그 외에도 노사합의가 완료되거나 이미 불송치됐던 지난 사건들을 다시 조사한다며 조합원들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지적했다.

건설노조는 "현재 경찰이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대상으로 한 수사는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며 "올 1월부터만 해도 16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한 16명의 구속자와 1027명의 소환 조사자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목적으로 둔 것이 아니라, '건설노조 때려잡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6일부터 17일까지 1박2일 총파업을 통해 '토끼몰이식' 경찰 수사의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종용한 경찰의 책임자, 윤희근 경찰청장의 파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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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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