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공론조사' 결과는? "의원 수·비례 확대 논의해야"

김남국·태영호 사태에도…숙의 전후 '의원 수 축소' 28%P↓, '비례 확대' 43%P↑

'김남국 코인', '태영호·김재원 실언 논란' 등 부정적 정치 이슈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에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진행한 선거제도 개편 공론조사 결과에 참여한 시민 사이에서 '국회의원 정수 축소' 의견이 줄고 '확대' 의견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이같은 시민들의 의사를 무겁게 받아들여 정치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최고위원은 15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정개특위가 실시한 시민참여단 500명의 선거제도 공론조사 결과가 지난 13일 발표됐다"며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숙의 전 조사에서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65%,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답변은 13%에 불과했지만, 단 열흘이 지난 숙의 후 조사에서는 각각 37%와 33%로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고 짚었다.

송 의원은 "이 열흘 동안 대한민국의 정치가 국민들에 의해 놀라운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칠 때, 현실의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만한 어떤 일도 없었다"며 "국민의힘은 태영호, 김재원 최고위원의 망언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됐고,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태에 더해 코인 논란까지 새롭게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500명의 선거제 공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답변은 오히려 20%나 증가했고, 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28%나 하락했다"며 "그것은 이 사회의 발전과 개혁에 있어 정치 자체가 그만큼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 정치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15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공론조사 결과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지지도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회의원 숫자는 더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13%에서 3%로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짚었다. 

경실련은 "국민을 핑계로 '비례대표제 축소', '국회의원 의원 정수 축소' 등을 외치던 정치인들은 비례대표를 더 늘리라는 국민 공론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또한 비례대표제 확대가 아니라 소선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변경하는 것을 대안으로 논의했던 정치인들도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 규모 변경이 아닌 비례대표제 확대를 중심으로 대안을 모색하길 바란다"며 "이제 여야 원내대표는 국민 공론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있게 비례대표제 확대, 연동률 적용 여부에 대한 당론을 제시해야 하며, 정개특위는 여야가 비례성을 증대시키는 선거제도 개혁안을 채택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등 690여개 노동·시민단체로 이뤄진 2024정치개혁공동행동도 이날 논평에서 "일부 국회의원은 그동안 국민 여론을 핑계대며 의원 정수 축소, 비례대표 의석 축소, 심지어 비례대표 폐지를 주장했다. 국회의원 스스로 국회와 정치에 대한 혐오를 재생산하며 선거제도 후퇴를 조장한 것"이라며 "하지만 숙의조사를 통해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 사표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기존 지역구 선거의 폐해의 보완 기능을 설명하면 유권자 또한 비례대표제 강화에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공동행동은 "제대로 된 논거도 없기 자신의 이해에 근거해 반대 여론만을 내세우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지, 비례대표 폐지나 정수 축소까지 주장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반개혁적 언사는 중단돼야 할 것"이라며 "국회는 이번 숙의 조사의 의미를 되새겨 제대로 된 선거제 개혁 원칙을 세우기 위해 추가 논의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선거제 토론 참여 뒤 의견 물으니…'의원 정수·비례대표 확대해야' 크게 증가

앞서 정개특위는 지난 1일에서 13일 사이 시민참여단 약 500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조사를 시행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도 함께했고, 한국방송공사(KBS)도 협력사로 참여해 토론 일부를 생중계했다.

'공론조사'란 특성 사안에 대한 단순 찬반이나 선호를 묻는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이해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표본집단을 구성하고 이들이 충분한 정보와 의견을 제공받아 토론에 참여하게 하는 조사 방식이다. 일반 여론조사에 비해 심층적이고 숙성된 의견 수렴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번 공론조사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지난 1~3일 시민참여단에 숙의 전 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 6일과 13일, 전문가 발제 등이 포함된 두 차례의 토론을 거친 뒤 숙의 후 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항은 선거제도 변경 필요성,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구 크기, 비례대표 선출 범위, 지역구-비례대표 비율, 국회의원 정수 등이었다.

숙의 전 조사와 숙의 후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국회의원 정수 축소 의견이 크게 줄고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크게 늘어난 점이었다. 비례대표 선출 범위는 '권역 단위' 의견이 줄고 '전국 단위' 의견이 늘었다.

국회의원 정수 증감 선호는 숙의 전 조사에서 '줄여야' 65%, '현행 유지' 18%, '늘려야' 13%였는데 숙의 후 조사에서는 '줄여야' 37%(28%P↓), '늘려야' 33%(20%P↑), '현행 유지' 29%(11%P↑)였다.

지역구-비례대표 비율 선호는 숙의 전 조사에서 '지역구 늘려야' 46%, '비례대표 늘려야' 27%, '현행 유지' 16%였는데 숙의 후 조사에서는' 비례대표 늘려야' 70%(43%↑), '현행 유지' 18%(2%P↑), '지역구 늘려야' 10%(36%P↓)였다.

비례대표 선출 범위 선호는 숙의 전 조사에서 '권역 단위' 45%, '전국 단위' 38%였는데 숙의 후 조사에서는 '전국 단위' 58%(20%P↑), '권역 단위' 40%(5%P↓)였다.

이박에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구 크기 선호는 숙의 전 조사에서 소선거구제 43%, 중선거구제 42%, 대선거구제 8%였는데 숙의 후 조사에서는 소선거구제 56%(13%P↑), 중선거구제 40%(2%P↓), 대선거구제 4%(4%P↓)였다.

선거제도 변경 필요성에 대해서는 숙의 전 조사에서 '바꿀 필요 있다' 84%, '바꿀 필요 없다' 12%였는데 숙의 후 조사에서는 '바꿀 필요 있다' 84%(7%P↑), '바꿀 필요 없다' 15%(3%P↑)였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시민참여단 선거제도 개편 공론조사에서 참여자들이 분임 토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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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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