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가족 만난 분신 노동자 유가족 "우리도 평범했어요"

[현장] "정부의 잘못된 행태 같이 고쳐나가야 하지 않을까"…연대의 뜻 밝혀

"우리도 평범했어요. 가정 주부였고, 정치도 모르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었어요. 할로윈이 뭔지도 몰랐는데 우리 애들이 가서 안 돌와오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태원 참사 유가족)

"(故 양회동 씨는) 평범한 가장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아이들에게 따뜻한 아빠였어요. 한없이 따뜻한 아빠였어요."(故 양회동 씨 유가족)

지난 노동절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의 유가족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만났다.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너무 가슴 아픈 현실이 계속된다는 것에 이 정부의 잘못된 행태를 같이 고쳐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씨의 배우자 A씨와 양 씨의 친형 양회선 씨는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발의' 동참을 촉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찾았다.

양회선 씨는 먼저 "(이태원 참사)로 아픔을 겪으셨을 때 저도 마음으로만 안타깝게 생각하고 슬퍼했는데, 직접 찾아뵙지도 못하고 인사도 못드렸다. 죄송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지난 노동절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의 친형 양회선 씨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송진영 대표 직무대행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송진영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 대표 직무대행은 "그 아픔은 저희같은 유가족만이 알 수 있는 아픔"이라며 "양회동 열사한테 자식이 있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어버이날인 어제 카네이션을 달아줄 아이들을 잃었고 (양 씨의 자녀는) 카네이션을 달아줄 아버지를 잃었다"고 했다.

앞서 지난 5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양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들은 '열사정신 계승'이 쓰인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정부의 잘못된 행태들로 인해 안타까운 일이 자꾸 벌어짐에 마음을 같이 한다"며 연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날 유가족들이 모인 자리에는 그동안 언론의 노출을 피해왔던 양 씨의 배우자도 함께했다. 양 씨의 배우자 A씨는 양 씨를 추억하며 "아이들에게 한없이 따뜻한 아빠였고, 먹고 살려고 노조도 가입하게 됐다"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故 박가영 씨의 어머니 최선미 씨는 양 씨 배우자의 손을 잡고 "유가족 중에는 남편을 잃은 분도 있고, 저는 딸을 잃었다"며 "마음은 계속 무너지는데 힘내야 한다는 생각이 버거울 때가 있지만 어떡하겠나"라고 위로했다. 이어 "가족을 잃은 우리의 아픔, 우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으니 언제든지 오라"고 말했다.

▲지난 노동절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의 배우자가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최선미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송진영 대표는 "너무 가슴 아픈 현실이 이렇게 계속 되는 것에 이 정부의 잘못된 행태를 같이 고쳐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힘 합해서 같이 하겠다"고 연대의 뜻을 거듭 밝혔다. 양 씨의 형은 "고맙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양 씨의 유가족들은 이날 국회를 찾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나누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고인이 살기위해 노조에 가입했고, 이로 인해 임금체불이 줄어서 건설노동자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정말 먹고 살려고 노력하고 노조를 했을 뿐인데, 공갈 협박범으로 매도되어 억울하다”고 개탄했다. 이어"고인에게 가해진 누명을 벗겨 달라"고 말했다고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이 전했다.

이재명 당대표는 "고인의 억울한 죽음이 안타깝고, 좋은 분이셨던 것을 알게 되었다"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더불어민주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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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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