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尹 '선제 조치' 지시 38일만에 '화이트리스트' 복원절차 지각 개시

한국은 관보게재까지 마쳤는데…日경산성 "수출무역관리령 개정 의견수렴 시작"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국 '화이트리스트'에 복원시키는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3월16일 도쿄 한일정상회담 이후 43일만,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국 쪽이 먼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시키라'는 지시를 한 지 38일 만, 한국 측의 선제 조치가 완료된 지 4일 만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8일 오후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에서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나라에 추가하기 위한 정령(한국의 대통령령에 해당) 개정안에 대한 의견모집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나라' 목록은 수출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를 의미한다. 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독일·프랑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경산성은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한국 산업자원통상부와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실시했으며, 정책대화에서 한국의 수출관리 체제, 제도 및 운용 상황, 실효성에 대해 엄격한 검증을 실시한 결과 한국의 대처에 대해 우리나라(일본)와 같은 수준의 실효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번 조치로 "2019년부터 이어진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는 모두 해제된다"고 풀이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참고자료를 내 "일본 경산성이 28일 17시 우리나라를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 속칭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기 위한 정령 개정안 대해 의견수렴 절차를 개시했다"고 확인하고 "일본의 정령 개정 의견수렴 절차 개시를 환영하며, 향후 관련 절차가 조속히 완료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은 지난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국에 대해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 한국도 이에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며 맞대응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16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했다. 상호 소위 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을 위해 긴밀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 쪽이 이미 WTO 제소 철회 입장을 밝혔음에도 정상회담 이튿날인 17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산성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은 한국 측 대응에 달렸다"며 소극적 자세를 보여 한일 간 주고받기의 균형이 깨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귀국 후인 같은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오히려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우리 측의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도록 오늘 산업부 장관에게 지시할 것"이라고 화이트리스트 선제 해제 방안을 밀어붙였다.

산업부는 관련 절차 진행 뒤 이달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귀시키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안을 관보에 공포했다. 일본은 한국이 해당 조치를 관보에 게재해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진행시킨 것을 본 나흘 뒤에야 호응 조치의 첫발을 뗀 셈이다.

산업부 관보 공포 뒤인 25일에도 니시무라 경산상은 "한국 쪽 자세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거나 "결론이 있지 않다. 책임 있는 판단을 해나가겠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고 나아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나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에 대한 한국 쪽 대응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6일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도 한국 쪽의 조치에 대해 "한국이 종래의 조치를 적절히 재검토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책임 있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만 했다. 마쓰노 장관은 당시 "일본은 정책대화를 통해 폭넓은 분야에서 한국 쪽 수출관리 제도 운용상황에 대해 실효성을 확실히 확인하고 있다"며 "한국 쪽의 향후 자세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고 평가적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월16일 한일 정상회담 뒤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한 오므라이스 가게에서 생맥주를 들고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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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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