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핀란드도 나토 회원국…러·나토 국경 '2배로'

나토 사무총장 "나토 확장 저지 푸틴, 정반대 얻어"… 튀르키예 반대로 스웨덴 동시 가입은 무산

핀란드가 4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된다. 나토 확장을 경계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핀란드의 가입으로 나토와 맞댄 육상 국경이 2배로 늘었다.  

3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다음날부터 이틀 동안 열릴 나토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일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될 핀란드를 환영한다"며 4일은 "핀란드와 북유럽 안보 및 나토 전체에 좋은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일 오후 3시30분께 핀란드가 나토 정회원이 됐다는 의미로 나토 본부 앞에서 핀란드 국기 게양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토 회원국은 한 회원국이 공격 받으면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 방어하도록 하는 나토 헌장 5조 집단방위조약에 따른 보호를 받는다.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을 고수해 왔던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지난해 5월 나란히 나토 가입 추진을 선언했다. 나토는 양국의 빠른 편입을 추진했지만 기존 회원국인 튀르키예(터키)의 반대로 승인이 지연됐다. 

튀르키예는 두 나라가 자국에서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분리독립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가입에 반대해 왔다. 이에 양국은 지난해 6월 튀르키예에 PKK가 테러 조직임을 확인하고 테러 용의자 인도 요청을 받아들이며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공급 제한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의 3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올 초 스웨덴 스톡홀름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주변에서 일어난 이슬람 경전(쿠란) 소각 시위에 튀르키예가 반발하며 결국 양국이 원했던 동반 가입은 이뤄지지 못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이 회원국이 될 것을 확신한다. 이 일이 가능한 빨리 일어나게 하는 것이 나토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튀르키예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나토가 스웨덴 정부에 가입을 위한 추가적 제안을 한 적 있냐고 묻는 튀르키예 언론의 질문에 "스웨덴은 지난해 체결한 3자 양해각서 조항을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핀란드의 가입으로 러시아는 나토와 1340km에 이르는 국경을 추가적으로 맞대게 됐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의 가입까지 승인되면 기존 회원국인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과 함께 발트해는 나토 회원국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핀란드 가입으로 나토와 러시아의 육상 접경이 2배로 늘어난 것을 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확장 저지를 우크라이나 전쟁 명분"으로 삼았지만 "그가 얻은 것은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영국 BBC 방송도 푸틴 대통령에게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중대한 전략적 차질"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일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국영 매체에 핀란드와 맞닿아 있는 "서부 및 북서부에서 군사적 잠재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다른 나토 회원국들의 군대나 자산이 핀란드에 배치될 땐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앞에 나토 회원국 국기가 게양돼 있는 가운데 4일 회원국으로 편입될 핀란드 국기가 걸릴 것으로 보이는 한 게양대가 비어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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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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