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장일치'로 국가주석 첫 3연임 확정

건국 이래 첫 3연임…경직된 중미관계·성장률 회복 등 과제 산적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국가주석직 3연임을 확정했다.

중국 <신화> 통신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 표결에서 시 주석이 참석 대표 2952명 전원 찬성으로 국가주석으로 재차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만장일치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 시 주석은 1949년 건국 이래 임기 10년을 넘긴 첫 국가주석이 됐다. 

2013년 국가주석으로 첫 선출된 시 주석은 2018년 연임에 성공했고 이날 3연임이 확정돼 향후 5년 간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이날 표결에서 시 주석은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출된 시 주석은 이날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 연임을 확정해 당·국가·군에 걸친 최고지도자 위치를 공식적으로 재확인했다.

중국은 2018년 헌법 개정에서 국가주석직의 3연임 제한을 폐지해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길을 열었다.

이날 함께 진행된 선거에서 중국 국회의장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에는 자오러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국가부주석에는 한정 국무원 부총리가 선출됐다.

시 주석은 전인대 폐막일인 오는 13일 폐막식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11일 국무원 총리로 선출될 것이 유력한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기자회견도 폐막일에 예정돼 있다.

3연임을 시작하는 시 주석 앞엔 경직된 중미관계, 코로나19 대유행 뒤 완만해진 경제 성장 등 해소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과는 올초부터 정찰 풍선 문제로 날선 공방을 벌인 뒤 갈등 봉합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미 CNN 방송은 6일 시 주석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서방 국가" 혹은 "일부 선진국"으로 완곡하게 표현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지목해 비판한 발언에 주목했다. 시 주석은 이날 "(지난 5년 간)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억압을 가해 우리 경제 발전에 전례없이 심각한 도전을 안겼다"고 비난했다.

이어 7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도 기자회견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의 책임"을 거론하고 정찰 풍선에 대해서 미국이 "과잉대응" 했다고 다시금 강조하며 "미국 쪽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계속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더라도 탈선해 전복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충돌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찰 풍선 외에도 중국이 거듭 "중국의 핵심이익"이며 "중·미 관계의 레드라인"으로 경고한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중·미 관계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제가 도처에 널린 상황이다. 대만 문제의 경우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뒤 관련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4월께 미국에 방문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이 "결연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중국이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이 지속적으로 경계감을 표현하고 있고, 지난달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야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한 중국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로 올려놓는 것도 시 주석이 당면한 과제다. 퇴임을 앞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다소 완만하게 제시했다. 중국의 2022년 GDP 성장률은 3%에 그치며 제시된 목표 5.5%를 달성하지 못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충성파'로 최고 지도부를 꾸리며 중국 앞에 놓인 "거센 풍랑"을 헤쳐 나갈 책임 또한 전면적으로 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 교수는 매체에 "시 주석 자신이 중국이 향후 몇 년 간 거센 풍랑 속에서 항해하게 될 것이라고 여러 번 경고했다"고 짚은 뒤 "시 주석은 너무 많은 권력을 통합했고 새 지도부를 그가 신뢰하는 인물들로 구성했다"며 "그의 팀이 향후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선출된 뒤 선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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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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