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주도한 한국기독교 대표 지도자 <송암 함태영> 평전 출간

대한민국 건국정신의 초석을 놓은 3.1운동 과정에서 당시 한국기독교를 대표한 민족 지도자였던 송암(松岩) 함태영(咸台永) 선생의 평전이 출간됐다.

서울장신대학교의 김정회 교수가 집필한 <송암 함태영>(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은 조선과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해방 공간, 대한민국의 건국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송암 함태영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함태영의 생애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생애 전 기간(1873~1964)을 대상으로 했다. 그의 생애는 크게 5개의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제1기는 출생부터 1895년 법관양성소에 입학하기 전까지(1873~1895), 제2기는 법관양성소 입학부터 법관으로 살았던 시기로 기독교에 입교하기 전까지의 생애(1895~1909), 제3기는 기독교에 입교한 이후부터 삼일운동의 시기(1909~1921), 제4기는 목회자로 활동하던 시기(1922~1945), 제5기는 해방 후 정치활동에 참여한 시기(1945~1964)이다.

송암 함태영은 대한제국기에 최초의 법조인으로 활동했고, 1919년에는 삼일운동의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었으며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목회자요, 신학사상가, 정치지도자였다. 특히 1945년 해방 이후에 그는 미 군정의 자문기구였던 남조선대한국민대표민주의원의 민주의원으로 활동했고, 초대 심계원장(현 감사원장)을 지냈으며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제3대 부통령(1952-1956)을 역임할 정도로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위치에 있었던 인물이었다. 1962년 정부에 의해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됐다.

함법관양성소(서울대 법대 전신)를 수석으로 졸업한 선생은 서울법대 동창회 명부에 제1호 회원으로 나와 있다. 한성재판소 검사로 재직 중 1898년 독립협회 사건 관련자 이상재 선생 등 17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력도 주목을 받았다.

주로 인물의 역사와 사상을 연구해 온 김정회 박사는 이 책의 집필 이유에 대해 "함태영은 언제나 역사의 중심에 있었으면서도 주변인으로 취급받아왔다. 그렇기에 기존에 그나마 나온 연구들도 함태영의 삶을 누군가의 주변에서 찾으려 했다. 평전조차 기록되지 않았던 이유도 철저하게 그의 생애가 저평가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담긴 평전이 필요했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격동과 시대적 변혁의 시대를 거치며 지식인, 신앙인이자 정치인의 길을 걸어야 했던 한 인간의 모습을 따라가며 그를 발견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의 무대를 관통할 수 있었는지를 찾으려 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3·1운동의 기획부터 참여했던 함태영의 행적이었다. 남강 이승훈과 함께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였던 함태영은 천도교의 최린과 함께 이 3·1운동의 성격과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기획했다. 함태영은 3·1독립선언서 작성을 주도하다가 마지막 서명 단계에서 빠졌다. 민족대표들이 투옥되면 그들의 가족을 돌보고 후사를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저자가 함태영의 개인 저작물과 105인 사건과 3·1운동의 신문조서, 한국기독교 역사 자료, 일본의 한국인 사찰자료 등 수많은 자료들을 토대로 연구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김정회 박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장신대학교에서 석사와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목사로 서울장신대학교와 숭실사이버대학교에서 외래교수로 한국교회와 기독교의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한편 함태영 부통령의 아들 함병춘(1932~1983) 박사는 국제법의 권위자로 연세대 교수를 지냈으며, 주미 대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학자·정치가·외교가였다. 그는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미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50명의 명사(名士)에 꼽힌 인재였으나, 1983년 아웅산 테러 때 51세에 순국했다. 손자 함재봉(1958년생) 박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거쳐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한국학술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미국 칼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함태영 부통령의 비서를 지낸 서효근 목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함 부통령의 영향을 받아 고통과 고난으로 방향을 잃은 어려운 농촌을 살리기 위해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해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선 선구자다. 김범일 가나안농군학교 교장(세계가나안농군학교 운동본부 명예총재)은 2020년 8월 15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SDC인터내셔널스쿨 졸업예배'에서 "서대천 SDC인터내셔널스쿨 이사장(홀리씨즈교회 담임목사)의 선친 서효근 목사는 저의 아버지 김용기 장로와 함께 기독교의 청교도 정신으로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해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섰다"고 밝혔다.

▲이승만 대통령과 함태영 부통령(왼쪽). 사진=김정회 교수 제공
▲서대문 형무소 투옥 당시의 수형표 / 사진=김정회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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