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배우자 김혜경 대통령영부인을 겨냥한 '황제 골프' 의혹을 제기했다가 역풍을 맞게 됐다. 주 의원이 동행자로 지목한 프로골프 선수 리디아 고가 "저 아니다"라고 직접 반박하고 나서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주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의원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혜경 여사가 프로골퍼 리디아 고로부터 황제 골프 레슨을 받았다는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복수 경로로 여러 증거 동영상, 사진을 이미 확보했다"며 "10월 20일 오전 11시 5분경, 휴업한 시간까지 정확히 특정했다. 프로골퍼 리디아 고를 동반했고, 필드 레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관련 증거'라며 법사위 회의실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재생시킬 영상을 준비해 왔지만,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불허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 민주당 김의겸 의원도 영상을 틀지 말아야 한다고 건의했다.
서 위원장은 주 의원에게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필요하면 (법사위 회의실을) 나가서 하라"며 "내가 위원장인 이상 그렇게 몰래 숨어서 찍은 건 여기서 틀지 못한다"고 했다. 국회 상임위에서 한 국회의원의 주장은 '직무상 행한 발언'으로 분류돼 면책 특권 보호를 받는다.
법사위에서 영상 재생이 가로막힌 주 의원은 대신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김혜경, 태릉CC에서 프로 골퍼 대동한 황제 레슨?'이라는 제목을 붙인 1분 36초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은 먼 거리에서 확대 촬영한 방식이었는데, 주 의원은 이 영상에서 골프를 치는 여성을 대통령영부인, 그의 자세를 교정하며 알려주는 인물을 리디아 고로 특정했다. 주 의원은 영상 말미에 영상과 무관한 리디아 고의 사진을 붙여넣기도 했다. 이후 해당 부분은 삭제됐다. 현재 영상 길이는 1분 27초로 줄어들었다.
주 의원은 "증거가 다 있다"며 "제 얘기가 그렇게 아픈가. 골프가 진짜 떳떳하다면 사실을 밝혔을 텐데, 청와대는 뭐라고 했나"라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주 의원의 의혹 제기에 입장문을 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인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양 보도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 의원은 "제일 중요한 게 빠졌다. 그래서 김혜경 여사는 골프를 쳤나, 안 쳤나"라고 캐물었다. 아울러 주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군 골프 시설인 태릉CC에서 김 여사, 프로골퍼 리디아 고, 남성 1인 등 3인이 골프를 쳤다"며 "이 군 골프 시설은 현역 군인과 적어도 19년 6개월을 대한민국에서 봉사한 퇴역 군인을 위한 골프장이다. 김혜경과 가족, 그 지인들이 마음대로 이용하는 건 문제 아닌가"라고 물었다.
주 의원은 "이번에도 당연히 차명으로 예약됐을 것"이라며 "나중에 공수처에 고발할 테니, 누구 명의를 도용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필드 레슨비 수천만 원대 비용을 누가 댔느냐도 핵심 쟁점"이라고 했다. 그는 "리디아 고의 경우 실제 모 재벌기업 회장의 며느리다. 그 회사에는 현재도 정부의 많은 현안이 달려 있다"며 "공짜 레슨을 해줬다면 김영란법이나 알선수재의 법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오 처장은 "아직까지는 사건이 들어와 있지 않다. 들어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주 의원의 의혹 제기가 이어지는 사이, 반전이 일어났다. 리디아 고가 자신의 SNS에 직접 입장문을 올린 것이다. 그는 "저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며 특히 "해당 일자에는 후원사 공식 행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저의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 게시물 및 댓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주 의원이 대통령 가족에 대해 지속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함에 따라 주 의원을 곧 고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주 의원은 "무고로 맞고발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법사위에서는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이재명 재판 관련 변호인들의 주요 공직 진출" 현황과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PPT 자료를 띄워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화면에 띄운 자료에는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에 속한 법사위 소속 민주당 김기표·김동아·박균택 의원의 이름도 등장했는데, 서 위원장은 "국정감사장에(도) 예의가 있어야 한다"며 김 의원의 질의를 막아섰고 25분가량 감사를 중단했다.
이후 속개된 국감에서 김 의원은 서 위원장에게 구두 경고를 받았으나 준비해 온 대로 질의를 이어갔다. 이에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이 자리에 있는 김기표·김동아·박균택 의원뿐 아니라 (PPT에 등장한) 다른 민주당 3명 의원이 김 실장의 관리를 받았다는 증거가 있나"라며 "청와대에서 업무를 담당한 사람과 알았다, 만난 적이 있다는 것만으로 '관리받았다'고 하는 것은 동료 의원에 대해서 엄청난 모욕"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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