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영주문화원 원장선거가 다가오면서 혼탁한 문화원장 선거를 폐지하고 지역의 덕망있는 원로를 추대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주문화원은 매년 5억3천 3백 여만원 운영비와 사업비를 영주시로부터 지원받아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의 발전에 기여하는 대표적 공적기관이다. 특히 문화원은 선비의 고장 영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기관으로서 영주 선비문화의 전당, 정신문화의 중추을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영주문화원은 이러한 문화원 본연의 지위와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문화원장선거 방식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문제는 4 년마다 치루어지는 문화원장 선거에 지역정치세력과 결탁한 후보들이 출마하면서 금품과 향응이 제공되는 등 기성정치권의 선거보다 혼탁한 선거를 연출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문화원장 선거는 문화원 정관에 의거한 700여명 회원들만의 선거이기에 공직선거법으로 단속할 명분도 없어 후보들은 가가호호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거나 고급 포도주를 전달하는 등 혼탁선거가 재발되고 있다고 한다.
문화원 회원들은 하나 같이 4년마다 치루어지는 혼탁한 선거의 후유증은 회원은 물론 이사진의 반목과 대립으로 이어져 문화원장의 업무수행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영주 문화발전의 큰 손실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올 7·8월 경에 치루어질 문화원장 선거에 앞서 문화원장 선거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이 시민들 사이에서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문화원 회원 A씨는 “말 많은 문화원장 선거를 폐지하고 지역의 신망이 두터운 원로를 추대할 수 있는 범시민 문화원장 추대위원회 같은 조직을 만들어 무너진 영주문화의 중심을 세워야 한다”며 "영주문화원에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고 감독해야 할 영주시와 시의회는더 이상 문제를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영주 선비문화를 상징하는 대표기관인 영주문화원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주 문화계 중진 모 인사는 “안동에는 존경받는 명문가 어른들이 있어서 원로역할을 하지만, 영주에는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 어른 역할을 하는 이가 없다”며 “문화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혼탁한 선거를 통해서 원장을 선출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존경은 고사하고 질시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문화 트랜드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지만 영주문화원에는 젊은 MZ세대는 전무하고 평균연령이 70대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도 영주문화의 노쇠화를 부추기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규호 영주시의회 시민행복위원장은 "문화는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통해 미래를 열어가는 시대의 거울이기에 기성세대와 MZ세대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가능하다"며 "영주문화원 또한 기성세대만의 공간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참여하고 할동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과 장치를 마련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기진 영주문화원장은 4년간 문화원장으로 재임하면서 통상적 관례에서 벗어나 시민회관 관장직을 겸직하면서 시민회관 근무인원을 감축하는 등 문제를 일으켜 시의회의 감사에서 지적돼 시의회로부터 시민회관 운영비가 대폭 삭감된 바 있다.
문화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 문화원장의 임기는 오는 9월 27까지이며 대략 올 해 7·8월 중 선거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매년 3만원의 회비를 납부하는 문화원 정회원은 대략 770여명이며 이들의 평균연령은 70 대 이상이라고 한다. 이중 1년 6개월간 정회원 자격을 유지한 700여명에게 선거권이 주어지고, 3년간 정회원 자격을 유지한 자는 문화원장에 출마할 수 있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문화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김기진 현 문화원장을 비롯해 민병철 문화원 이사 외 한 두 명 더 여론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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