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비겁" 분노 쏟아낸 친명계…체포동의안 후폭풍

"공천 전략이냐" 비아냥에 비명계 "본선 경쟁력 있겠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후폭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표결 후 사흘이 지났음에도 친(親)이재명계와 비(非)명계 간 대립이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친명계 의원들은 '배신', '비겁'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7인회' 일원 김남국 의원은 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탈표를 던진 것 자체가 국민의힘과 언론에서 민주당 분열 프레임으로 만들어 공격하는 빌미를 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에서는 부결한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갑자기 비밀스런 행동으로 (이탈) 표를 모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올바르지 않은 정치"라고 했다. 이어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이 공천 때문이냐'는 질문에 "말하나 마나 한 얘기"라며 "의원들이 공천에 대한 생각이 굉장할 정도로 크다. 그래서 그 부분이 상당 부분 포함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김남국 의원은 비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대표 사퇴론과 관련해 "몇몇 의원들이 몰래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조차 모르게 가서 '당 대표에서 내려와라, 내려오지 않으면 이번, 다음 번 체포동의안은 가결'이라고 말하는 식의 정치가 과연 올바른지 물어봐달라"면서 "설훈 의원께서 의총장에서 이야기를 하셨었는데, 본인이나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주 목요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하니까 실력 행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친명계 핵심 김용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이(무더기 이탈표) 사태의 본질은, 이 문제의 본질은 사실 반란이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뽑아준 사람, 그러니까 대의제의 실종"이라면서 "선출직들이 자기를 뽑아준 사람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배신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 가지고 있는 시대적인 과제, 시대적인 책임을 배신했을 수도 있다"면서 "만약에 이분들이 진짜 소신이었다라고 하면 적어도 의총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혔어야 된다. 저는 그래서 굉장히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민 의원은 특히 후속 대책에 대해 "총선에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선택에 따라서 심판, 그분들이 심판하실 수 있게 당은 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진짜 이재명 대표를 흔들거나 이재명 대표 리더십을 가지고 문제를 삼아서 공천권을 확보하거나 당내에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려고 했다라고 하면 이 사람들은 찬성을 했었어야 한다"면서 이 사태를 "실패한 반란"으로 규정하고는 "자기들 패만 다 들킨 것이고, 그런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라는 것만 당원들과 당 의원들과 당 지도부에 보여준 것이고, 게다가 이분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당내에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반면 대표 비명계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탈표의 의미에 대해 "내년 총선까지 이것(체포동의안 정국)이 이어진다면 과연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위기의식, 또 총선이 점점 더 다가오면서 그 절박감이 농도가 진해진 것이 이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영되지 않았을까"라고 의미를 짚었다. 

그러면서 "이 표결 이후에 소위 친명 쪽이라고 하는 일부 의원들이 그 '공천권 보장을 거래하려다가 그게 안 되니까 뭐 이런 반란을 일으켰다, 비열한 트릭을 썼다' 이렇게 아주 좀 듣기 거북살스러운 말씀들을 좀 하시는데, 민주당 간판 달고 과연 본선에서 경쟁력이 담보될 수 있을까? 이거를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북 송금이다 그러면 아직 영장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언론으로 전해지는 거에 의하면 대장동이나 FC보다는 순도가 조금 더 올라갈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조직적으로 이탈표를 행사한 것 아니냐'는 친명계의 의혹 제기에 대해 "우리는 정치인이니까 정치 현안, 당내 상황에 대해서 항상 생각을 하고 또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고 그거 뭐 일상화된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 영장이) 완결성이 아주 처참한 수준이지 않느냐. 그러면 법원 가도 기각 나올 확률이 대단히 높다"며 "이번이 찬스 아니냐. 그러면 체포동의안을 아예 표결을 하지 말고 제 발로 나가서 영장 기각 받고 나오면 프레임은 깨지는 것(이었는데 …), 제일 좋은 찬스가 지금 그냥 넘어간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또다른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거듭 이 대표에게 거취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이미 오래전부터 당에 아주 어둡게 드리워진 검은 구름, 먹구름이고, 그것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그것이 총선까지 가면 상당히 당이 입을 타격이 클 것이다라고 예상하는 건 너도 나도 다 갖고 있는, 대부분 갖고 있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계속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맞느냐. 또 당을 위해서는 이걸 차단시켜야 되는데, 차단시킬 방법이 뭐가 있겠느냐. 그 방법으로 대표직 일단 물러섰다가 다시 복귀하는 게 어떻냐부터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시는 분들이 상당수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탈표가 사전 조직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선 "한두 사람이 기획해서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했다, 그런 증거도 없고 삼삼오오 모여서 자기들끼리 얘기한 건 있다. 저도 전화를 받았다"면서,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내린 결론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가 '야당 탄압'이라는 당 지도부의 입장에 대해 "이 대표에 대한 정치탄압이나 민주당에 대한 정략적인 의도가 섞여 있는 것은 능히 짐작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은 이미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일 때 불거진 문제들이 지금까지 지속돼 오는 것 아니겠느냐.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 측면도 있고 그게 혼재돼 있다. 어느 쪽만 있다고 하기는 좀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와 비명계의 타협점으로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주목하는 시선도 일부 나오고 있다. 복당 후 이 대표와 가까운 입장을 보여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에서 30여 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온 것은 대단히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민 앞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이 대표는 다시 의원들과 잘 소통해서 심기일전해서 미래로 나가야 한다", "개딸들도 이 대표가 (반대표 색출·공격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지 않느냐. 그렇게 분열적 당으로 가면 민주당은 위험해진다"고 양측 모두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이 대표가 친명, 자기 측근들은 원내대표 후보를 나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고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가 원내대표에 대해서 굉장히 중립적인, 당을 생각하는 선당후사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누가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당이 분열되고 위기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보다 선명하게 '저와 가까운 사람은 원내대표 나오지 않는다', '엄격한 시스템 공천을 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일례로 조정식 사무총장이 원내대표를 지난번에 실패를 했지만 준비를 했는데 이 분들도 안 나온다는 거 아니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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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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