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서울광장 분향소' 24시간 지키는 중

서울시 '강제철거' 입장 여전…금주 중 양측 충돌 우려 커져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의 철거를 둘러싼 서울시와 유가족 간 갈등이 금주 중 더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은 불침번을 서며 서울시의 강제철거에 대비 중이다.

19일 현재까지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가 불법시설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이미 유가족에게 통보한 대로 해당 시설을 자진철거하지 않는다면 강제철거에 나설 태세를 유지 중이다.

이미 서울시가 자진철거 시한으로 제시한 시간이 지난 15일 오후 1시를 기해 지난 만큼, 앞으로 언제라도 서울시의 강제철거 시도가 행해질 수 있다.

실제 강제철거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정부의 무능력을 온 국민이 지켜본 가운데, 참사 희생자에 대한 시민의 동정 여론이 아직 강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시가 강제철거를 밀어붙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담으로 인해 실제 서울시는 지난주에는 강제철거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시가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추모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무작정 분향소를 두고 보는 것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주가 지나며 강제철거 가능성이 점차 커지게 됐다. 비교적 서울광장을 오가는 유동인구가 적은 주말이나 날씨가 나쁜 날 등을 노려 서울시가 기습적으로 강제철거를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미 서울시는 두 차례에 걸쳐 유가족에게 계고장을 전달해 강제철거를 위한 법적 근거는 갖췄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유가족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주말에도 분향소를 24시간 지켰다.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시민들도 '분향소 지킴이' 활동에 나서 유가족과 함께 분향소를 지키는 불침번을 서고 있다.

이에 서울시가 실제 강제철거에 나선다면 시와 유가족 간 물리적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은 서울시가 강제철거에 실제 나선다면 위법적인 행정력의 강제 시행이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가 유가족에게 보낸 계고장이라고 주장하는 건 언론을 통해 전달된 게 전부여서 절차적으로 합법적인 계고 통지는 받지 못했다는 게 유족 측 입장이다.

유족을 대리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서울광장이 헌법과 법률로 보호받아야 할 관혼상제"인 만큼 서울광장 분향소는 집시법상 적법 집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15일 오후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한 유가족이 희생자의 사진을 매만지고 있다. ⓒ프레시안(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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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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