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풍선 분쟁' 점입가경…중국 "美 풍선 10차례 침범" vs. 미국 "사실무근"

나토, 中 정찰풍선 문제 논의키로…"중국 정찰풍선 글로벌 네트워크" 목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국의 '정찰풍선'을 둘러싼 논쟁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미국이 영공을 침해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시킨데 이어 지난 10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시켰다. 연이어 "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영토를 침범하는 일이 발생하자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중국도 미국의 풍선이 수차례 영공을 침해했다며 '맞불'을 피웠다. 중국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고공 기구(풍선)가 작년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 유관 부문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 상공에서 정찰풍선을 운영한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중국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최근 사례"라면서 "중국은 자국이 미국으로 보낸 스파이 풍선을 기상 풍선이라고 반복적으로 거짓으로 주장했으며 다른 나라의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한 어떤 신뢰할 만한 설명을 제공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 수집을 위해 고고도 정찰 풍선 프로그램을 운영, 5개 대륙에서 미국과 40여개국의 주권을 침해한 것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은 중국 정찰풍선과 관련해 이런 사실을 밝히면서 지난 4일 격추된 중국의 정찰풍선이 중국 주장처럼 "기상 관측용"이 아니라 "정찰용"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지난 주말새 발견, 격추된 비행물체들의 잔해는 수거하지 못해 구체적인 용도 등에 대해선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목표가 정찰풍선을 통해 전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찰풍선을 개발한 EMAST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맞서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회사는 '스타링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비용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면서 2028년을 완료 시점으로 제시했다. EMAST는 최근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나토도 가세 "중국 정찰활동 증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도 '풍선 전쟁'에 끼어들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찰풍선에 대해 "우리가 최근 미국 영공에서 목격한 일은 나토 동맹들을 상대로 중국이 정찰활동을 늘리고 있는 패턴의 일부분이며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정찰 풍선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사이버, 위성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오는 14일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는 장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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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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