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에 코로나 진단검사만 14번 받다 치료시기를 놓쳐 숨진 고 정유엽 군(당시 17세 고등학생)의 유족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병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다.
정의당 경북도당 등 경산지역 시민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유족은 1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유엽 군의 사망 책임규명을 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정군의 유족들이 경산중앙병원, 영남대병원, 경산시, 국가를 상대로 제기하며 정확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소송 진행 과정에서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유엽 군은 2020년 3월 대구 경북에 코로나가 대유행일 때 고열로 경산중앙병원과 영남대의료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으려 하였으나 고열을 이유로 '코로나 의심환자'로 분류되어 코로나 검사만 14번 받는 등 코로나에 따른 일반 의료 공백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아 숨진 경산의 고등학생이다.
기자회견에서 정 군의 아버지 정성재(56) 씨는 “3년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호소했지만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아 이제 사법부에 호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인해 고 정유엽이 사망한지 올해로 만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라며 “유가족과 정유엽사망대책위는 지난 3년간 안타까운 죽음의 반복을 막기 위해 기자회견, 서명운동 및 자체 진상조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천리길 도보행진, 국무총리 면담 요구, 국정감사 참여, 국민청원 등 활동을 펼쳤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보호해야할 정부의 책임 있는 응답은 없었으며, 코로나19 의료공백 진상을 규명하고 의료공백 재발방지를 위한 의료공백 신고(치유)센터 운영, 응급의료체계 강화, 민간병원 의료공공성 강화, 공공병원 확충이라는 우리의 절규는 철저히 외면당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기자회견문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경산중앙병원, 영남대병원, 경산시, 중앙정부의 책임을 따져 물으려고 한다”라며“정확한 원인을 진단하지 않은 채 처방함으로써 망인의 증상 악화를 막지 못한 과실로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든 경산중앙병원의 책임과, 2020년 3월 13일부터 18일까지 13차례나 코로나19검사를 실시하면서 정확한 치료 행위를 못한 영남대병원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선별진료소 관리 및 감독, 안내 책임과 국민안심병원 지정 및 관리 등 공공의료 전달체계 관리 소홀, 의료의 공공성 확보 소홀로 의료공백을 초래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 할 의무를 져버린 경산시와 중앙 정부의 책임도 묻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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