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중국은 이사갈 수 없는 이웃"…배제론에 선 긋기

김성한, '인도·태평양 전략' 공개…"중국과 협력 거부는 현실과 거리 있어"

대통령실이 28일 독자적 지역외교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며 중국을 협력 대상으로 설정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자유, 평화 번영'을 비전으로 '포용, 신뢰, 호혜 3대 원칙'과 9개의 중점 추진 과제로 구체화된 인·태 전략을 발표했다.

9개 중점 추진과제는 △규범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 구축 △법치주의와 인권 증진 협력 △비확산·대테러 협력 강화 △포괄안보 협력 확대 △경제안보 네트워크 확충 △첨단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 및 역내 디지털 격차 해소 기여 △기후변화·에너지안보 관련 역내 협력 주도 △맞춤형 개발협력 파트너십 증진을 통한 적극적 기여 외교 실시 △상호 이해와 문화·인적 교류 증진 등이다.

김 실장은 "인·태 전략은 우리의 중장기적인 목표와 핵심가치"라며 "공동의 번영을 위해 공정한 역내 질서를 구축하는 데 우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 기후 변화, 기여 외교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실장은 인·태 전략 협력 대상으로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몽골을 포함한 동남아와 아세안, 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인도양 연안 아프리카, 유렵과 중남미" 등을 포괄하며 "맞춤형 전략적 협력관계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일 3자 협력과 관련해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뿐 아니라, 공급망 불안정,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국제보건 위기와 같은 새롭게 제기되는 지역 및 글로벌 문제의 해결에도 유용한 협력 기제"라고 했다.

또한 "주요 해상 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며, 인태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긴요하다"고 중국을 견제했다.

다만 중국을 "인태 지역의 번영과 평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 주요 협력 국가"라고 상정하며 "상호 존중과 호혜를 기반으로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을 '주요 협력국'으로 포함한 데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이사갈 수 없는 우리 이웃"이라며 "미국 인·태 전략과의 차이라면 차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은 무역량을 가진 나라이고, 중국과의 협력을 거부한다는 것은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며 "특정 국가를 배제하고 어느 특정 국가를 통제 내지 견제하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글로벌 전략으로부터 인·태 전략으로 초점을 좁히는 시각을 갖고 있고, 우리는 한반도에 머물렀던 기존의 외교안보 전략을 인·태 전략으로 확대시키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을 경쟁 상대로 상정한 미국의 인·태 전략과 달리 한국 정부는 한중일 협력이나 한중 정상간 소통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선 "잘 해결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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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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